증권 증권일반

유사 ETF 난립에…'지수 선점'해 상품 차별화 나선다

박지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26 18:40

수정 2026.04.26 18:40

한국거래소 우선적 사용권 제도
새로운 기초지수 개발 운용사에
최장 6개월간 독점 사용권 보장
경쟁 과열에 실제 활용 늘지 주목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경쟁이 격화되면서 증권사들이 일정기간 유사상품을 차단하기 위한 '지수 선점'에 나서고 있다. 한국거래소의 ETF 우선적 사용권 제도를 활용해 상품 차별화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1 상장한 하나자산운용의 '1Q 200채권혼합50액티브' ETF는 한국거래소로부터 3개월간 우선적 사용권을 부여받았다.

이 상품은 코스피200 지수와 국내 단기 국공채를 각각 50%씩 투자하는 채권혼합형 ETF다. '코스피200 단기국공채 혼합지수'를 비교지수로 두는데, 거래소가 해당 지수에 대한 독점적 사용 권한을 일정 기간 인정해준 것이다.



운용사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기초지수를 개발해 ETF를 출시하려는 경우 한국거래소에 지수 우선적 사용권을 신청할 수 있다. 거래소는 지수의 독창성, 상품 개발에 투입된 인적·물적 자원 규모 등을 고려해 우선적 사용권을 부여한다. 이 경우 타 운용사는 해당 지수를 활용한 ETF를 최장 6개월까지 낼 수 없다. 모방 상품 경쟁을 줄이고 최초 개발 운용사를 보호해 다양한 상품 출시를 장려하기 위한 취지다.

이는 ETF 시장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차별화된 상품 구조를 앞세워 돌파구를 모색하려는 운용사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ETF 순자산 규모는 지난 23일 기준 420조1042억원으로 지난해 말 297조1401억원 대비 41.4% 급증했다. 상품 수도 1년 전(973개) 대비 120개 이상 늘어난 1095개로 늘어났다.

문제는 상품 수가 늘면서 유사 상품도 쏟아졌다는 점이다. 특정 테마나 전략이 부각될 때마다 운용사들이 연이어 비슷한 구조를 가진 상품 출시에 나섰다. 예컨대 스페이스X 상장 수혜 기대감에 운용사 5곳이 미국 우주항공 테마 ETF를 내놨다. 반도체 대형주 실적 모멘텀과 채권의 안정성을 섞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을 운용사 4곳이 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유사 상품 난립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자 거래소는 지난 2023년 지수 우선적 사용권 제도를 확대 개편한 바 있다. 다만 이후 해당 제도를 활용한 운용사는 두 곳에 그친다. 하나자산운용에 앞서 KB자산운용은 지난 2024년 출시한 'RISE 200위클리커버드콜'의 기초지수인 '코스피200 위클리 커버드콜 ATM'지수에 대해 거래소로부터 6개월간 우선적 사용권을 부여받은 바 있다.

ETF 시장 경쟁이 격화되면서 지수 우선 사용권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날지 주목되는 가운데 실효성이 여전히 낮다는 시각도 있다. 업종 테마의 경우 특히나 독창성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다.
예컨대 반도체 기반 지수의 경우 대표 종목과 함께 중소형 종목을 차별화해 넣는다 하더라도 이를 '독창적' 상품으로 판단하기 난감하다는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수 우선 사용권의 경우 한국거래소와 운용사가 공동으로 개발한 지수에 한해 적용된다.
민간 지수개발사와 협업한 지수는 제외되는 만큼 실제 활용이 제한적"이라며 "결국 각 운용사가 '상도의'를 지키며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고민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