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IT일반

'베트남판 구글' FPT "한국, 매출 10배 뛸 수 있는 기회의 땅"

김준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26 18:40

수정 2026.04.26 18:40

韓법인 설립 10주년 기념 행사
LG·SK·롯데 등 협력 기업 초청
대기업서 중견으로 고객군 확장
AI솔루션 등 IT인프라 구축 박차
'베트남판 구글' FPT "한국, 매출 10배 뛸 수 있는 기회의 땅"
【파이낸셜뉴스 하노이(베트남)=김준석 특파원】 "가장 최근에 완공된 F-Ville 3는 현대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무한대'를 컨셉으로 합니다. 무한대 기호처럼 굽이치는 곡선 형태로 설계되었으며, 그 사이사이 스카이가든이 배치돼 개발 인력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시킵니다."

지난 17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 중심가에서 서쪽으로 약 30km, 베트남 최초의 국가 하이테크 단지인 '호아락(Hoa Lac)'에 들어선 베트남 대표 정보기술(IT) 기업인 FPT 캠퍼스에 들어서자 마치 실리콘밸리의 빅테크 본사에 온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 FPT 그룹 산하의 대표 IT 자회사인 FPT 관계자는 "단순한 사무실을 넘어 '빌리지(마을)' 컨셉으로 캠퍼스를 꾸렸다"면서 "현재 F-Ville 1, 2, 3가 차례로 들어서며 수천 명의 IT 엔지니어들이 상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전통 건축물의 특성과 현대식 건축물이 한 데 어우러진 건물과 대나무숲과 전통 정원 등 친환경 공간까지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이곳은 베트남 IT 인재들이 가장 선망하는 근무지 중 하나로 꼽히며, 단순 코딩 업무를 넘어 △클라우드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 최첨단 IT 소프트웨어들이 전 세계 고객사를 위해 이곳에서 개발되고 있다. 아울러, 근처에 위치한 FPT 그룹 산하의 FPT 대학에서 실무 중심 교육을 받은 졸업생들이 곧바로 F-Ville로 이동해 프로젝트에 투입되면서 대표적인 베트남 산학 협력 연구 모델로도 꼽힌다.

기자가 찾은 이날은 FPT의 한국 법인 설립 10주년 행사가 진행된 날로 LG, SK, 롯데, 신세계 등 FPT와 협력 중인 한국 기업 관계자를 초청했다. 한국 기업 관계자들은 "FPT 인력들의 수준이 한국과 거의 비슷하다"면서 "특히나 협력 초기와 비교했을 때 성장세가 인상적"이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응우옌 반 콰 FPT그룹 최고경영자(CEO)와 FPT소프트웨어의 추티타인화 회장은 한국 기업들과의 끈끈한 관계를 앞으로도 유지해나갈 것임을 밝혔다.

■진출 10년도 안 돼 규모 10배로 커진 韓법인

하민뚜언 FPT소프트웨어 부사장 겸 FPT코리아 법인장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빠르고 경쟁적인 시장이지만, 그만큼 1년 만에 매출이 10배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의 땅"이라고 정의했다. 뚜언 법인장은 "2022년 약 30명 수준이던 국내 조직은 현재 300명 이상으로 확대됐고, 베트남에서는 3000명 이상의 인력이 한국 프로젝트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FPT 한국법인의 첫 고객사는 LG전자로, LG를 시작으로 현재 주요 대기업과 전장(자동차 전기장치), AI 솔루션, IT 인프라 분야에서 공고한 협력망을 구축 중이다.

뚜언 법인장은 미래 성장 계획을 묻는 질문에 "기존 대기업 중심의 전략에서 확대해 중견기업으로 고객군을 넓히고 있다"면서 "현재 한국 내 4곳의 사무소(마곡·여의도·판교·대구)를 부산 등 남부지역까지 확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뚜언 법인장은 "FPT는 AI를 소프트웨어 개발 전 과정에 적용하는 'AI 퍼스트' 전략을 통해 생산성과 속도를 동시에 끌어올리고 있다"면서 "AI 인프라와 R&D에 대한 전략적 투자와 엔비디아, 퀄컴, 마이크로스프트 등 빅테크와의 글로벌 협력 등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FPT 한국 법인의 중장기 목표에 대한 질문에는 "일본 법인만큼 성장하는 것"이라고 제시했다. 현재 FPT는 해외 매출의 절반 가까이가 일본 법인에서 발생하고 있다. FPT는 2005년 처음으로 일본에 진출해 현재 도쿄, 오사카, 나고야, 후쿠오카, 오키나와 등 일본 전역에 17개 사무소 및 개발 센터 운영 중이다.

■엔비디아·퀄컴 등 글로벌 빅테크 DX 파트너

오늘날 전 세계 30개국에 진출한 '베트남의 구글' FPT의 시작은 1988년 설립된 '식품가공기술공사'였다. 창업주 쯔엉자빙 회장을 포함한 13명의 젊은 과학자들은 당시 식량난을 겪던 베트남에서 식품 건조 기술을 연구하며 사업을 시작하면서 FPT의 역사가 시작됐다.

1990년 회사명을 현재의 명칭인 'FPT(Financing and Promoting Technology)'로 변경하며 IT 기업으로의 대전환을 선언했다. 당시 컴퓨터가 무엇인지조차 생소했던 베트남에서 FPT는 국가 정보화 사업을 도맡으며 체력을 키웠고 1999년 소프트웨어 수출 전문 자회사인 'FPT 소프트웨어'를 설립하며 본격적인 글로벌 행보를 시작했다.

FPT 그룹은 현재 베트남 내에서 독보적인 시장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주력 사업인 IT 서비스 분야에서는 점유율 1위를 공고히 하고 있으며, 특히 정부 부처 및 금융권의 시스템 구축 사업 대부분이 FPT의 손을 거친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도 눈부시다. FPT는 이미 일본 내 최대 규모의 외산 IT 기업으로 자리 잡았으며, 포춘 500대 기업 중 100개 이상의 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특히 한국 시장에서는 LG를 비롯한 대기업들의 디지털 전환(DX) 핵심 파트너로 급성장했다. 2024년 10억달러(약 1조4775억원) 매출 돌파에 이어 2030년까지 글로벌 매출 50억달러(약 7조3875억원)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현지 관계자는 "FPT는 베트남을 '저임금 제조 국가'에서 '첨단 기술 국가'로 탈바꿈시키는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rejune1112@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