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시황·전망

개인 "더 간다" 외인·기관 "하락 베팅"… 엇갈린 코스피 투심

서민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26 18:40

수정 2026.04.26 18:40

빚투·공매도 잔고 사상 최대
'빚투' 신용융자 이달 35조 넘어서
'공매도 실탄' 이달에만 36조 불어
상승 기대감·고점 경계감 혼재
"실적 중심 상승장세 이어질 것"
개인 "더 간다" 외인·기관 "하락 베팅"… 엇갈린 코스피 투심
코스피 신고가 행진에 추가상승 기대감과 고점 경계감이 혼재하면서 빚투(빚내서 투자)와 공매도 잔고가 동시에 사상최대치로 올라섰다. 개인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는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하락에 베팅하는 양상이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5조79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달 들어서만 2조원 넘게 불어나며 사상 처음으로 35조원을 넘어섰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자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뒤 상환하지 않은 금액으로, 개인투자자들의 '빚투'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잔고가 늘어날수록 지수 상승 기대감이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1월 말 처음으로 30조원을 돌파한 뒤 꾸준히 늘어났다. 지난달 중동 전쟁으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증가세가 주춤하는 듯했지만, 이달 들어 다시 가파르게 늘고 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조정에 무게를 두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공매도는 물론, 공매도의 '실탄'인 대차거래 잔고 모두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난 22일 유가증권시장의 공매도 순보유 잔고액은 19조1297억원으로, 이달에만 4조원 이상 급증했다. 대차거래 잔고는 지난 24일 기준 169조8350억원으로 170조원에 근접했다.

대차거래는 외국인이나 기관이 다른 투자자에게 일정한 수수료를 받고 주식을 빌려주는 거래로, 공매도 선행지표로 꼽힌다. 공매도와 함께 대차거래 잔고 증가는 하락장에 베팅하는 자금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증시 호황과 함께 대차거래 잔고는 급격히 불어나고 있다. 지난해 1월만 해도 40조~50조원대에 불과했지만, 같은 해 9월 처음으로 100조원대에 진입했다. 특히 이달 들어 증가세는 더욱 가팔랐다. 지난달 말 대차거래 잔고는 133조5739억원 수준이었는데, 이달 들어서만 36조원 넘게 늘었다.

증권가에선 중동 전쟁 장기화로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증시 내성은 커지고 있는 만큼, 실적 중심의 상승 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종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동전쟁의 시장 영향력이 점차 축소되면서 현재 상승 추세는 쉽게 꺾이지 않고 한 단계 더 레벨업될 것"이라면서 "매물이 소화되며 올라가는 신고가 행진은 그 자체로 강력한 '상승의 관성'을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금리 정책과 반도체 업종의 상승세 등 우호적인 환경이 형성될 경우 올해 코스피가 8000선을 넘어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동결, 반도체 주가수익비율(PER) 상승이 없다면 코스피 상단은 7540으로 예상된다"며 "연준의 기준금리 1~2회 인하, 반도체 PER 8.0배를 적용할 경우 코스피 상단은 8470까지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익실현 매물 증가에 따른 단기 조정 가능성도 제기된다.
문홍철 DB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고점 부근에서 매수한 투자자가 그간의 손실이 복구되는 지점에서 매도하는 경우는 흔하다"며 "하지만 코스피가 상승 추세로 복귀한다는 신뢰가 존재할 경우 매도세가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