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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고 싶어도 안팔린다...규제에 갇힌 '강남의 민낯'

전민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27 14:08

수정 2026.04.27 14:17

양천구 새 매물 10건 중 5.4건 팔릴 때
서초구는 0.7건 매도에 그쳐..."정체 시장"

26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곳곳에 아파트가 빼곡하다. 사진=연합뉴스
26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곳곳에 아파트가 빼곡하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5월 9일 정부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시점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서울 지역별로 아파트 매물 소화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정부 정책이 의도한 '매물 출회에 따른 수급 해소' 효과가 한강벨트 지역에서는 작동하고 있는 반면 대출과 실거주 규제가 쌓인 강남 등은 매물만 쌓일 뿐 거래로 이어지지 못하는 '정책 불균형' 현상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27일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이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3월 한강벨트 7개구(성동·마포·광진·영등포·동작·양천·강동)의 매물 흡수율은 36.9%를 기록했다. 이는 강남·서초·송파·용산 등 핵심 4구의 흡수율인 16.6%보다 2.2배 높은 수치다.

'매물 흡수율'은 해당 기간 시장에 새로 나온 매물 중 실제 거래된 비율을 의미한다.

'매물 흡수율'은 신규 유입된 매물 중 실제 팔린 비율을 뜻하는데, 이는 정부의 매물 유도 정책이 실제 시장에서 얼마나 '수급 해소'로 연결됐는지 보여주는 척도다. 2월 한 달 간 두 권역에 새로 올라온 매물량은 약 5500~5600건으로 비슷했으나, 실제 체결된 거래는 한강벨트가 2배 이상 많았다. 양 전문위원은 "매도자의 매도 의지는 양쪽 다 간절했으나 실제 정책 효과를 받아낸 곳은 한강벨트였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3월 흡수율 상위 5개 지역 중 4곳이 한강벨트 지역이었다. 양천구가 54.4%로 가장 높았으며, 영등포(50.7%), 마포(46.3%), 동작(44.0%) 순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양천구는 새로 나온 매물 10건 중 5.4건이 같은 달에 곧바로 거래됐다.

반면 강남권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강남구의 3월 흡수율은 13.7%에 머물렀고, 서초구는 7.3%로 분석 대상 11개 구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특히 서초구는 2월(7.5%)보다도 흡수율이 하락하며 새 매물이 갈수록 팔리지 않는 양상을 보였다.

기존에 쌓여 있던 매물이 팔리는 속도인 '재고 회전율'에서도 한강벨트의 우위가 확인됐다. 3월 기준 한강벨트의 회전율은 7.22%로 핵심 4구(2.31%)보다 3.1배 빨랐다.
이는 한강벨트가 매물이 빠르게 소화되는 '선순환 시장'인 반면, 강남권은 소진이 더딘 '정체 시장'임을 시사한다.

4월 20일 기준 매물 재고는 3월 말 대비 소폭 감소(한강벨트 -4.3%, 강남3구 -1.2%)했으나, 1월 말과 비교하면 여전히 40% 안팎으로 매물이 쌓여 있는 상황이다.


양 전문위원은 "양도세 중과 유예 등으로 공급 물량은 늘었지만 대출 및 실거주 규제가 수요를 억누르고 있다"며 "5월 9일 이후 정부의 보유세 개편이나 추가 규제 시그널 여부에 따라 다주택자들이 매물 소진에 박차를 가할지, 아니면 매물 회수 후 장기 보유로 선회할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