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제주도, 종이기록물 12만면 디지털 전환… 행정기록 검색·활용 빨라진다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27 10:41

수정 2026.04.27 10:41

준영구 이상 중요 문서 DB 구축
건축 인허가·보상 문서 등 전산화
지난해까지 종이문서 3만1289권 전환
아날로그 행정기록 보존·활용 체계 강화

제주특별자치도청과 신제주로터리 일대. 제주도는 종이기록물을 정리·분류하고 색인을 만든 뒤 원본을 스캔해 기록관리시스템에 탑재할 계획이다. 전산화가 끝나면 기록물 검색과 열람, 출력이 전자적으로 가능해진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제주특별자치도청과 신제주로터리 일대. 제주도는 종이기록물을 정리·분류하고 색인을 만든 뒤 원본을 스캔해 기록관리시스템에 탑재할 계획이다. 전산화가 끝나면 기록물 검색과 열람, 출력이 전자적으로 가능해진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특별자치도가 보존기간 준영구 이상 중요 종이기록물 12만면을 디지털 데이터베이스(DB)로 전환한다. 종이 문서를 보관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검색과 열람, 활용이 가능한 공공기록 자산으로 바꾸는 작업이다.

제주도는 중요 기록물의 체계적 관리와 신속한 기록물 검색·열람 서비스 제공을 위해 '2026년도 종이기록물 데이터베이스 구축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종이기록물을 정리·분류하고 색인을 만든 뒤 원본 기록물을 스캔해 기록관리시스템(RMS)에 탑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전산화가 끝나면 담당자는 종이문서 보존고를 일일이 확인하지 않고도 전자적으로 기록물을 검색하고 열람·출력할 수 있다.



대상은 특별자치도 출범 전 생산된 보존기간 준영구 이상 행정문서 12만면이다. 건축 인허가 문서와 보상 문서 등 장기 보존 가치가 높은 행정기록이 포함된다.

보존기간 준영구 이상 기록물은 행정 절차가 끝난 뒤에도 장기간 보관해야 하는 문서다. 토지와 건축, 보상, 인허가처럼 도민의 권리관계와 행정 책임을 확인하는 데 필요한 경우가 많다. 이런 기록은 분실이나 훼손을 막는 보존 기능과 필요한 때 빨리 찾아 쓰는 활용 기능이 함께 중요하다.

이번 디지털 전환은 단순한 스캔 작업이 아니다. 아날로그 기록을 디지털 행정 체계 안으로 옮기는 일이다. 종이기록물은 물리적 보존에는 강점이 있지만 검색과 공유, 반복 열람에는 한계가 있다. 반면 DB로 전환하면 기록의 위치와 내용을 색인으로 관리할 수 있어 행정 처리 속도와 기록 접근성이 높아진다.

기록의 의미는 미디어의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커뮤니케이션 학자 월터 J. 옹(Walter J. Ong)은 '구술문화와 문자문화'에서 말과 글, 기억과 기록의 관계가 인간의 사고 방식과 사회 운영 방식까지 바꾼다고 설명했다. 구술이 공동체의 기억을 사람의 입과 몸에 맡겼다면 문자는 기억을 외부에 고정해 제도와 행정의 기반을 만들었다. 이제 디지털 전환은 문자로 남은 행정기록을 다시 검색 가능한 데이터로 바꾸는 단계다.

다시 말해 종이는 행정의 기억을 '보관'하게 했고 디지털은 그 기억을 '찾아 쓰게' 만든다. 기록관리의 중심이 보존고에서 검색 시스템으로 옮겨가는 변화다. 도민 입장에서는 과거 행정처분, 인허가, 보상 관련 기록을 확인해야 할 때 더 빠르고 정확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제주도는 종이와 전자기록을 함께 보존하는 이중보존 체계도 강화한다. 원본 종이문서는 법적·역사적 증거로 보존하고 디지털 파일은 업무 처리와 열람 서비스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원본 훼손을 줄이고 재난이나 사고에 대비한 기록 안정성도 높일 수 있다.


제주도는 지난해까지 종이문서 3만1289권을 전산화했다. 올해 12만면 추가 전환을 통해 장기보존 기록물의 관리 기반을 더 넓힌다는 계획이다.


김인영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종이기록물 DB 구축은 중요 행정기록을 안전하게 보존하고 필요한 기록을 빠르게 찾기 위한 기반 작업"이라며 "장기보존 기록물의 이중보존 체계와 효율적인 열람 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