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거금 포함 CFD 잔액은 지난 23일 기준 3조4177억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연초 2조9902억원 대비 4200억원 넘게 늘었다.
CFD는 기초자산을 실제 보유하지 않고 가격 변동에 따른 차익만 정산하는 고위험 레버리지 상품이다. 전문투자자 중심으로 거래되며 적은 증거금으로 대규모 포지션을 취할 수 있다. 개인들도 일정 요건을 갖추면 투자할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기관 투자자가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시장이다.
올해 들어서는 코스닥 중심이던 CFD 자금이 코스피 대형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지난 1월 2일 기준 유가증권시장 CFD 잔액은 1조1887억원으로 코스닥 시장 1조2393억원보다 낮았다. 그러나 이달 23일 기준 유가증권시장 CFD 잔액은 1조3633억원으로 코스닥 CFD 잔액 7643억원 을 넘어섰다. 해외 투자에 대한 CFD 역시 빠르게 늘었다. CFD 잔액은 지난해 4월 23일 5027억원에서 올해초 연초 8786억원으로 급증한데 이어 이달 23일에는 1조2944억원을 가리키고 있다.
특히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CFD 거래가 급증했다. 삼성전자 CFD 잔액은 지난 1월 2일 403억원에서 이달 23일 기준 1628억원으로,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CFD 잔액은 700억원에서 1747억원으로 증가했다. 코스피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기관성 자금과 고액자산가 자금까지 레버리지 거래에 가세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단순 현물 매수보다 레버리지를 활용한 공격적 베팅이 늘어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과열 우려가 나오면서 증권사들은 잇따라 제한 조치에 나섰다. KB증권은 지난 21일 SK하이닉스에 대한 CFD 신규 매수를 중단했다. 특정 종목에 CFD 거래가 과도하게 몰리면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선제 대응에 나선 것이다.
미래에셋증권도 알테오젠, 하이브, 카카오, 한국전력, 포스코퓨처엠, 대덕전자, 지투파워 등 일부 종목의 증거금률을 대폭 상향하고 종목군을 조정했다.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종목은 신규 신용융자와 만기 연장이 제한된다.
미래에셋증권 측은 "위탁증거금 100% 종목 또는 F군 종목은 신규융자와 만기연장 등이 제한된다"며 "투자자 보호와 리스크 관리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토스증권도 에코프로에이치엔, 케어젠, 비츠로셀, 그린리소스 등의 증거금률을 100%로 상향 조정했다. 카카오페이증권 역시 신용공여 한도 소진을 이유로 신규 신용융자 매수를 전면 중단했다. 상승장에서는 CFD 자금 유입이 증시 상승 탄력을 키우지만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레버리지 청산 물량이 시장 충격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아울러 CFD 잔액 급증이 단순 투자자 위험을 넘어 증권사 리스크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CFD는 고객이 손실을 볼 경우 증권사가 반대 포지션 헤지와 미수 채권 부담을 떠안을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특정 종목 쏠림이 심화된 상황에서 주가가 급락할 경우 반대매매 물량이 한꺼번에 출회되며 증권사의 손실 부담도 커질 수 있다.
실제 지난 2023년 SG증권발 폭락 사태 이후 증권업계는 CFD 익스포저 관리 기준을 대폭 강화한 바 있다. 당시 일부 종목에서 레버리지 매수와 반대매매가 연쇄적으로 발생하며 시장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됐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