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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A는 좁고 빅리그는 멀다' 고우석의 딜레마... 애타는 LG "제발 돌아올 수 없겠니"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27 16:48

수정 2026.04.27 16:47

무사 1·2루서 연속 K… '더블A 맹폭' 고우석의 지독한 아이러니
유영찬 잃고 뒷문 뚫린 LG의 SOS… V2 위해선 '고우석 리턴' 절실
디트로이트 이적료와 '빅리그 자존심'… 첩첩산중 잠실 복귀 시나리오
8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WBC 조별리그 C조 3차전 한국과 대만의 경기, 9회초 한국 고우석이 역투하고 있다.뉴시스
8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WBC 조별리그 C조 3차전 한국과 대만의 경기, 9회초 한국 고우석이 역투하고 있다.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솔직히 말해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상황이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라는 큰 무대에서 세계적인 타자들을 상대로 주눅 들지 않고 씩씩하게 공을 뿌리던 그 고우석(28) 아니었던가.

도대체 마이너리그 트리플A의 벽이 얼마나 높길래 빅리그 무대를 밟지 못하고 더블A까지 내려간 것일까.

하지만 소위 폼은 일시적이어도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말처럼, 고우석은 현재 더블A 무대를 그야말로 '잘근잘근 씹어먹으며' 연일 무력시위를 펼치고 있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산하 더블A 이리 시울브즈 소속인 고우석은 27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빙엄턴 미라비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메츠 산하 빙엄턴 럼블포니스와의 방문 경기에 구원 등판해 2이닝 무피안타 1볼넷 1사구 3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를 선보였다.

팀이 3-1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6회말 마운드에 오른 고우석은 등판 직후 몸에 맞는 공과 볼넷을 내주며 무사 1, 2루의 위기를 자초했다. 하지만 KBO리그를 호령했던 마무리 투수의 심장은 위기에서 더 차갑게 뛰었다.

후속 타자 두 명을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스스로 불을 껐고, 7회는 깔끔하게 삼자범퇴로 요리했다. 이날 경기가 7회 강우 콜드로 종료되면서 팀의 5-1 승리를 책임진 고우석의 가치는 더욱 빛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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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A에서 묵묵히 구위를 끌어올리고 있는 고우석의 소식에 가장 애가 타는 곳은 다름 아닌 그의 친정팀, LG 트윈스다.

현재 LG는 사면초가의 위기에 빠져 있다. 팀의 뒷문을 든든하게 걸어 잠그던 특급 마무리 유영찬이 팔꿈치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29년 만의 통합 우승을 달성하고 내친김에 '왕조 구축'과 첫 한국시리즈 2연패를 노리던 LG로서는 뼈아픈 악재다.

결국 다급해진 LG 프런트는 고우석의 KBO리그 복귀라는 '플랜 B'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검증된 특급 마무리의 귀환만큼 확실한 전력 보강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잠실벌의 수호신'이 다시 줄무늬 유니폼을 입기까지의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다. 현실적인 장벽들이 너무나도 높고 견고하다.

가장 큰 난관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계약 관계다. LG가 아무리 원한다고 해도 소속팀인 디트로이트가 고우석을 조건 없이 풀어줄(방출) 확률은 낮다. 만약 디트로이트가 권리를 주장한다면, LG는 '이적료(바이아웃)'를 지불하고 고우석을 사 와야 하는 출혈을 감수해야 한다.

여기에 가장 중요한 '선수 본인의 의지'가 남아있다.
태평양을 건널 때 품었던 빅리그 마운드의 꿈, 그리고 이대로 돌아갈 수 없다는 자존심은 고우석이 쉽게 귀국행 비행기에 오르지 못하게 만드는 족쇄다.

트리플A에서 쓴맛을 보긴 했지만, 현재 지난 WBC 그리고 이번 더블A에서 보여주는 압도적인 구위는 여전히 메이저리그 콜업에 대한 희망의 불씨를 살려두고 있다.


과연 디트로이트는 고우석을 놔줄 것인가. 고우석은 빅리그의 꿈을 잠시 접고 친정팀의 V2를 위해 잠실 마운드로 돌아올 것인가.한국과 미국 야구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이 팽팽한 줄다리기의 결말이 다가오는 여름 야구 이적 시장의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