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보건복지부 지정 재활병원 병실 가습기에 락스가 들어간 채 최소 30시간 이상 작동한 사건이 발생했다. 입원 당시 폐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60대 환자는 이후 폐렴 소견 진단을 받은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해당 사건은 지난 27일 JTBC 사건반장을 통해 알려졌다.
제보자 A씨는 뇌출혈로 쓰러진 60대 아버지 B씨의 재활 치료를 위해 지난 1월 경기 광주 소재의 한 복지부 지정 재활병원으로 B씨를 옮겼다고 한다.
당시 B씨는 거동이 어려웠고 목에 구멍을 뚫는 기관 절개 수술까지 받은 상태였다고 한다.
그러나 입원한 지 열흘도 채 지나지 않은 1월 24일, A씨는 당직 의사로부터 아버지의 병실 가습기에 누군가 락스를 넣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간병인이 "계속 락스 냄새가 나고 증류수 색깔도 이상하다"며 간호사에게 확인 요청을 했고, 이 과정에서 실제 락스가 들어간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간병인이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면 피해가 더 커질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병원 측은 "다른 환자나 간병인의 소행으로 보인다"고 책임을 회피했으나 가습기에 락스를 넣은 사람은 야간 근무 간호사로 밝혀졌다.
조사 결과 며칠 전 그만둔 간병인이 락스를 증류수 통에 옮겨 담아 보관했는데, 이를 몰랐던 간호사가 증류수로 착각해 가습기에 넣은 것으로 파악됐다.
병원 측은 "새벽이라 간호사가 락스인지 모르고 넣었다"고 해명했으나 사고 이후 B씨의 건강은 악화됐다. 입원 당시 폐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B씨는 락스 가습기 사고 이후 폐렴 소견을 진단받았다고 한다.
이에 A씨는 병원 측에 문제를 제기하며 합의를 시도했으나, 처음엔 협조적이던 병원 측의 태도가 돌변했다고 주장했다.
병원 측은 A씨가 제시한 합의금을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우리는 비영리 단체라 보험 처리를 해야 한다. 간호사 개인의 실수일 뿐 병원 전체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개인 책임으로 돌렸다고 한다.
여기에 A씨가 중요한 증거라며 보관을 요청했던 문제의 락스병도 병원 측은 별도 통보 없이 폐기 처분한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측은 락스병 폐기 이유에 대해 "2주간 보존했으나 연두색으로 변색하는 등 심각한 상태로 변화해 위험하다고 판단해 폐기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B씨는 가습기 락스 사고 이후 원인을 알 수 없는 발열이 계속되고, 강한 항생제에도 반응하지 않아 다른 종합병원 응급실로 옮겨진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병원 측을 상대로 형사 처벌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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