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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샀는데 취소시켜?" 저커버그, '제2의 딥시크' 인수했다 '멘붕'[1일IT템]

김성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28 11:00

수정 2026.04.28 11:09

중국의 AI 스타트업 마누스, 싱가포르로 법인 이동
이동 후 메타에 인수됐지만, 중국은 마누스 CEO, CSO 소환 후 출국금지
중국의 '거래 무효화' 조치에 메타 당혹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사진=뉴스1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메타가 야심 차게 추진한 AI 스타트업 '마누스(Manus)' 인수가 미·중 기술 패권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며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이미 20억 달러 규모의 인수 대금을 지급하고 통합 작업을 시작한 메타는 중국 정부의 전례 없는 '거래 무효화' 조치와 핵심 경영진의 출국 금지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이했다.

중국 "마누스 인수 최종 불허"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는 지난 27일 메타의 마누스 인수를 최종 불허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당국은 이미 완료된 거래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즉각 철회하고 원상복구 하라는 강경한 명령을 내렸다. 이는 국가 안보와 핵심 기술 유출 방지를 명분으로 내세운 조치지만, 사실상 미국 빅테크 기업에 자국 출신 인재와 기술이 넘어가는 것을 실력 행사로 저지한 것이다.



샤오 홍 마누스 CEO(창업자). 사진=뉴스1
샤오 홍 마누스 CEO(창업자). 사진=뉴스1

샤오훙 CEO 등 '출국금지' 시켜
사태의 심각성은 인적 억류로까지 번지고 있다. 마누스의 공동 창업자인 샤오훙 최고경영자(CEO)와 지이차오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지난 3월 업무차 중국을 방문했다가 현재까지 발이 묶인 상태다. 베이징 당국의 소환 조사를 받은 이후 이들에게는 출국 금지 조치가 내려졌으며, 메타는 핵심 인력을 본사로 데려오지 못하는 '인질극' 같은 상황에 놓이게 됐다.

마누스는 인간의 개입 없이 복잡한 업무를 스스로 수행하는 범용 AI 에이전트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해 업계에서 '제2의 딥시크'로 불리던 유망주였다. 메타는 오픈AI와 구글 등 경쟁사를 압도할 비장의 카드로 마누스를 낙점했으나, 중국은 마누스가 본사를 싱가포르로 옮겨 규제를 피하려 한 이른바 '싱가포르 드림'식 탈출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번 인수를 본보기로 삼은 것으로 풀이된다.

마누스 웹버전 페이지에는 "마누스는 메타의 일부가 되었습니다"라며 인수가 확정됐음을 알리는 문구가 떠있다. 마누스 홈페이지 캡처
마누스 웹버전 페이지에는 "마누스는 메타의 일부가 되었습니다"라며 인수가 확정됐음을 알리는 문구가 떠있다. 마누스 홈페이지 캡처
당혹스러운 메타
현재 메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미 마누스의 기술을 자사 플랫폼에 이식하기 시작한 시점에서 중국의 통보는 단순한 재무적 손실을 넘어 전략적 로드맵 전체를 흔드는 타격이다. 업계에서는 돈은 이미 지불됐는데 기술의 핵심인 개발자들을 중국에 갇히게 만든 이번 사태가 글로벌 M&A 시장에서 가장 잔인한 리스크로 기록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인이 설립한 스타트업 못 빼간다"
이번 사건은 향후 글로벌 기술 기업들의 투자 지형에도 큰 변화를 예고한다. 앞으로 중국계 창업자가 설립한 스타트업은 해외 자본 유치나 인수합병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는 '레드라인'이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메타는 국제 로펌을 선임해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나, 중국 내 실질적인 법 지배력과 자국민에 대한 출국 금지 조치를 해소할 뾰족한 수가 없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