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교육일반

"고1 문제 맞아요? 美 대학생 수준인데"…학교 수업만으로 '만점 불가' 지적

김희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28 09:46

수정 2026.04.28 14:57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고1학평 문항 분석 결과
영어 71.4%, 수학 30%가 중3 교육과정 바깥에서 출제돼
사걱세 "고난도 학평, 사교육 참여로 이어지게 하는 요인"
올해 첫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실시된 지난 24일 경기 수원시 효원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학생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올해 첫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실시된 지난 24일 경기 수원시 효원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학생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지난달 고등학교 1학년들이 치른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에서 교육과정 범위나 수준에서 벗어난 문항이 상당수 출제됐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27일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은 고1 학평 수학 영역 총 30개 문항과 영어 영역 독해 28개 문항을 분석한 결과 영어에서는 71.4%(20문항), 수학에서는 30.0%(9문항)가 중학교 3학년 교육과정 바깥에서 출제됐다고 27일 밝혔다.

영어 문항은 문장과 단어의 길이, 어휘 난이도, 단어 수 등 종합적으로 고려해 복잡성과 난이도를 살피고 이를 미국 학년 수준으로 환산하는 'ATOS 지수'를 활용해 분석했다.

그 결과 모두 20문항이 AR 8학년(미국 중2) 이상 난이도이자 국내 중3 교과서 4종 난이도인 AR 3~7학년(미국 초3~중1)을 훨씬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초고난도로 꼽힌 32번 문항은 미국 대학교 1학년 수준으로 분석됐다.



해당 문항은 '학습의 익숙함(familiarity)과 진짜 숙달(true mastery)을 착각하는 현상과 이를 극복하는 방법'에 관한 지문을 주고 빈칸에 들어갈 알맞은 문장을 고르는 문제였다. 고1 초반 학생들이 풀기에는 난도가 과도하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지문의 평균 난이도 역시 중3 교과서 4종이 모두 AR 5학년(미국 초5) 수준인 데 반해 3월 학평은 미국의 중2 수준인 AR 8.96학년으로 나타났다.

사걱세는 "중학교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하더라도 고1 3월 학평에서 만점을 받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학 역시 10문항 중 3문항이 중3 수준을 벗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유형별로는 '평가 방법 및 유의 사항' 관련 기준을 위반한 문항의 비율이 66.7%로 가장 높았으며 성취기준 미준수(13번, 24번), 교수·학습 방법 및 유의 사항 미준수(24번, 25번), 선행 학습하면 유리한 문항(18번) 등이 있었다. 특히 교육과정 미준수 문항 중에는 성취기준이 세 개 이상 결합한 문항도 4문항이나 포함됐다.

이는 2023년 교육부가 공개한 수능 '킬러문항' 사례와 정확히 일치하는 유형이라고 사걱세는 설명했다. 당시 교육부는 '여러 개의 수학적 개념을 결합해 과도하게 복잡한 사고 또는 고차원적 해결방식을 요구하는 문항'을 킬러문항 중 하나로 정의하고 수능에서 이 같은 문항을 내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걱세는 3월 학평의 난이도 조절 실패도 꼬집었다.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은 156점으로 역대 수능 최고치(2020학년도 149점)를 7점 웃돌았다. 평균은 43.31점으로 낮았고, 상위권도 60점 초반에 형성됐다.
영어 평균은 56.80점, 1등급 비율은 4.38%로 적정 수준(6~10%)을 밑돌았다.

사걱세는 "고난도 학력평가는 학생들에게 학교교육만으로는 수능을 대비할 수 없다는 인식을 심어준다"며 "결국 사교육 참여로 이어지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고 평했다.
또 "시도교육청이 주관하는 학력평가도 시험 범위에 해당하는 교육과정을 반드시 준수하도록 하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