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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영탁 보고 자극받았나"... 함평 보약 먹고 150km 쾅! 정해영 부활에 KIA 뒷문이 살아난다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28 10:35

수정 2026.04.28 15:16

22일 1군 복귀 후 3경기 3이닝 4K 무실점 완벽투
'최고 150km' 마무리 부담 내려놓으니 구위 폭발
성영탁과 긍정적 경쟁 시너지
1점차, 동점 상황에서도 자신의 투구 가장 고무적

정해영. KIA 타이거즈 제공
정해영. KIA 타이거즈 제공

[파이낸셜뉴스] 때로는 2군으로 향하는 씁쓸한 발걸음이 야구 인생을 바꾸는 가장 쓴 '명약(名藥)'이 되기도 한다.

KIA 타이거즈의 전직 수호신 정해영에게 퓨처스리그에서의 시간은 완벽한 보약이었다. 1군 무대로 돌아온 그가 우리가 그토록 기대하고 알던 '진짜 정해영'의 모습으로 환골탈태했다.

지난 4월 22일, 재정비를 마치고 1군 엔트리에 복귀한 정해영의 최근 페이스는 그야말로 경이롭다. 복귀 후 3경기에 등판해 3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단 1점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피칭을 선보이고 있다.



가장 고무적인 부분은 그를 괴롭히던 제구 불안이 완벽하게 사라졌다는 점이다. 3이닝 동안 내준 사사구는 단 1개도 없다. 대신 4개의 날카로운 탈삼진을 솎아냈고, 피안타는 단 2개에 불과했다. 구속 역시 최고 150km 언저리를 맴돌며 묵직한 포심 패스트볼의 위력을 완벽하게 되찾았다. 지난 25일 롯데전에서는 7회에 등판해 깔끔한 3자 범퇴를 기록하며 2년여 만에 귀중한 '홀드'를 따내기도 했다.

KIA 타이거즈 제공
KIA 타이거즈 제공

지난 26일 등판은 정해영의 부활을 단적으로 잘 보여준 사례였다. 130~135km의 슬라이더가 백발백중으로 스트라이크존에 꽂혔다. 그리고 승부구인 포심이 최고 150km까지 나오면 타자의 방망이를 끌어냈다. 완벽한 코너워크덕분에 타자들은 슬라이더와 포심 사이에서 방황하다가 배트를 헛돌리는 효과가 나왔다. 25일에는 1점차, 26일에는 동점 상황에서의 등판이었지만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이러한 정해영의 극적인 부활 이면에는 심리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현재 KIA의 9회는 성영탁이 완벽하게 지배하고 있다. 자신이 맡았던 '마무리'라는 무거운 왕관을 내려놓고 필승조(셋업맨)로 보직을 이동하면서, 오히려 어깨를 짓누르던 엄청난 심리적 압박감을 털어낸 모양새다.

여기에 9회를 든든하게 틀어막고 있는 후배 성영탁의 눈부신 호투는 정해영의 승부욕을 자극하는 최고의 기폭제가 되고 있다.

마무리를 뺏겼다는 상실감보다는, 선의의 경쟁 구도가 형성되면서 두 선수 모두에게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폭발하고 있는 것이다. 7, 8회를 정해영이 150km의 구위로 삭제하고, 9회를 성영탁이 완벽하게 지워버리는 KIA의 릴레이는 타 팀 타자들에게 큰 압박으로 다가오고 있다.

새 마무리 성영탁.KIA 타이거즈 제공
새 마무리 성영탁.KIA 타이거즈 제공

KIA 타이거즈 제공
KIA 타이거즈 제공

정해영의 화려한 부활과 성영탁의 굳건한 마무리 안착에 힘입어 KIA는 지난 롯데 자이언츠와의 주말 3연전을 2승 1무로 장식하며 다시금 강력한 상승 기류를 탔다. 한때 연패의 수렁에 빠지며 흔들렸던 불펜진이 완벽하게 안정을 찾은 것이 반등의 핵심 원동력이다.

이제 팬들의 시선은 완전체 불펜의 퍼즐 완성으로 향한다. 현재 재활 막바지에 접어든 전상현마저 건강한 모습으로 1군 필승조에 합류한다면, KIA는 6회부터 9회까지 뚫을 곳이 없는'철벽 불펜진'을 구축하게 된다.


2군의 쓰디쓴 시간을 견뎌내고 환골탈태한 정해영. 그가 지금의 무력시위를 시즌 내내 이어갈 수 있다면, 성영탁과의 아름다운 뒷문 경쟁은 올 시즌 호랑이 군단을 가장 높은 곳으로 이끄는 강력한 쌍두마차가 될 것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