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후보는 이날 오전 4시께 서울 중구 명동성당 정류장에서 기후동행카드를 직접 태그한 뒤 A741번 자율주행버스에 올라 시민들과 대화를 나눴다. 선거 국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통시장 방문이나 출정식 대신, 새벽 노동자의 이동 현장을 택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A741번은 서울시가 지난 3월 전국 최초로 도입한 전 구간 자율주행 노선이다.
이날 버스 안에서는 새벽 노동자들의 생생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강남역 인근으로 출근한다는 한 청소노동자는 "심야버스를 타면 직장에 너무 일찍 도착해 건물 문이 열릴 때까지 밖에서 기다려야 했다"며 "이 버스는 출근 시간에 맞춰 이동할 수 있어 훨씬 편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야간버스는 혼잡해 서서 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출근길이 훨씬 수월해졌다"고 전했다.
오 후보는 이런 반응을 직접 들으며 정책 효과를 점검했다. 그는 "서울시정은 결국 시민의 일상을 챙기는 생활행정"이라며 "가장 절실한 이동 수요가 있는 시간대부터 행정이 닿아야 한다는 의미에서 첫 일정으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행보는 단순한 교통 정책 점검을 넘어, 오 후보가 내세우는 시정 철학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으로 해석된다. 그는 '약자와의 동행'을 민선 8기 핵심 가치로 제시해온 데 이어, 이번 선거에서도 이를 확장한 '동행·매력 특별시 서울'을 차기 시정 비전으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새벽 자율주행버스는 기술 혁신과 복지 정책을 결합한 대표 사례로 꼽힌다.
서울시는 자율주행 교통 인프라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18대 규모인 자율주행 버스와 택시는 내년까지 100대 수준으로 늘리고, 2030년에는 1000대까지 확충한다는 목표다. 축적된 운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노선 효율화와 서비스 개선도 병행한다.
이 같은 계획은 교통 사각지대 해소와 동시에 미래 교통 체계 전환을 겨냥한 전략으로 읽힌다. 특히 새벽 시간대처럼 기존 대중교통 공급이 부족한 영역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우선 적용함으로써 정책 체감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오 후보는 "고단한 밥벌이를 위해 길을 나선 분들의 발걸음이 더 편안해지도록 첨단 기술을 가장 절실한 곳에 먼저 쓰겠다"며 "가장 이른 시간부터 동행하는 도시, 더 따뜻하고 더 건강한 삶의 질 특별시 서울을 반드시 완성하겠다"고 강조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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