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해외서 '男과 결혼한' 병역 미필자, 법원 판단은? [사건실화]

최승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29 07:00

수정 2026.04.29 07:00

국외여행 허가 만료 뒤 무단 체류…뒤늦게 입국해 법정행
"처음부터 기피 목적은 아냐" 혼인·국적상실 등 참작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파이낸셜뉴스] 2013년 11월 30일. 병무청이 당시 26세였던 A씨(39·남)에게 허가한 국외여행 만료일이었다. 그러나 그는 귀국하지 않았다.

중학생 때 유학길에 오른 A씨는 일시적인 귀국을 제외하면 대부분을 해외에서 보냈다. 2012년 병역 의무자 신분이었던 A씨는 병무청으로부터 2013년 11월까지 국외여행 허가를 받았다. 이 기간이 끝나면 귀국하거나 연장 허가를 받아야 했다.



그러나 허가 만료 이후에도 A씨는 별도의 연장 절차 없이 해외 체류를 이어갔다. 병무청은 가족 주소지로 안내문을 보내 귀국을 촉구했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수사기관은 출입국 기록을 통해 A씨의 미귀국 사실을 확인했지만 소재를 특정하지 못하면서 사건은 기소중지 상태로 남았다. 이후 A씨가 뒤늦게 국내에 입국하면서 수사가 재개됐다.

조사 과정에서 A씨는 국외여행 허가기간이 만료된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A씨는 재판에 넘겨졌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방법원 제1형사단독(박지원 부장판사)은 지난 2월 6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가 병역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사실 자체는 인정했다. 다만 10대 시절부터 장기간 해외에서 생활해 온 점을 고려할 때, 출국 당시부터 병역을 기피할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A씨가 2013년 남성과 혼인한 점을 들어 현역 복무 적합성에도 의문이 있다고 봤다. 아울러 뒤늦게 입국한 이후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출국이 제한돼 배우자와 함께 생활하지 못한 점 역시 양형에 반영됐다.

A씨는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해 더 이상 병역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상태였다. 동시에 국민으로서의 권리도 상실했으며, 향후 장기간 입국이 제한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부는 이러한 사정을 종합해 A씨에게 실형 대신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425_sama@fnnews.com 최승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