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번호판 달아봐" 아들에게 승합차 운전시킨 아버지 [사건실화]
"직접 부착하고 운행해보라"는 말에 아들이 실행
법원, 교사 책임 인정해 징역 6개월·집유 2년
[파이낸셜뉴스] "직접 차량에 붙이고, 운행해 봐라." 지난해 4월 12일 서울 마포구의 한 사무실. 이곳을 운영하던 A씨(62)는 아들에게 자동차등록번호판 하나를 건네며 이렇게 지시했다. 정상적으로 발급된 번호판이 아닌 위조 번호판이었다.
아들은 아버지의 말을 그대로 실행에 옮겼다. 같은 날 오후 사무실 앞 도로에 주차돼 있던 스타렉스 승합차로 향했다. 차량에 달려 있던 기존 번호판을 떼어낸 뒤, 아버지에게 받은 위조 번호판을 그 자리에 부착했다.
번호판을 바꾸는 데서 끝나지 않았다. 아들은 위조 번호판이 달린 스타렉스에 올라 시동을 걸었다. 이어 사무실 앞에서 서울 마포구의 한 자동차 관련 업체 앞 도로까지 약 15m를 운전했다. 주행 거리는 짧았지만, 위조 번호판을 단 차량이 실제 도로를 움직이면서 범행은 실행으로 이어졌다.
범행을 직접 실행한 사람은 아들이었지만 시작은 A씨의 지시였다. A씨가 위조 번호판을 건네며 차량에 직접 붙이고 운전해 보라고 주문했고, 아들이 이에 따라 기존 번호판을 떼어내고 차량을 움직였기 때문이다.
검찰은 A씨가 아들을 시켜 위조된 자동차등록번호판을 사용하게 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A씨를 위조공기호행사교사와 자동차관리법 위반 교사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제6형사단독(김진성 판사)은 지난 4월 13일 해당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아들이 위조 번호판을 차량에 부착한 뒤 실제로 운전한 행위가 두 혐의 모두에 해당한다고 봤다. A씨가 직접 번호판을 바꾸거나 운전하지 않았더라도, 아들에게 구체적으로 범행을 지시하고 실행하게 한 만큼 교사 책임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의 법정진술과 아들에 대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차량 조회자료,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토대로 범죄사실을 인정했다.
두 혐의는 하나의 범행 과정에서 함께 이뤄진 것으로 판단됐다. 법원은 이 가운데 형이 더 무거운 자동차관리법 위반 교사죄에 정한 형을 적용했다.
양형 과정에서는 A씨가 범행을 인정한 점이 참작됐다. 다만 사문서위조와 자동차관리법 위반 등으로 벌금형을 받은 전력이 있는 점은 불리한 사정으로 반영됐다.
425_sama@fnnews.com 최승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