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익현 대표 "스타트업 속도·도전정신 배워 협력사 생산기반 위에 구현"
방산혁신펀드 3년차…20개 기업에 432억 투자, '한국판 안두릴' 키운다
방산혁신펀드 3년차…20개 기업에 432억 투자, '한국판 안두릴' 키운다
[파이낸셜뉴스] LIG 디펜스&에어로스페이스(LIG D&A)가 체계업체가 완성품을 만들고, 협력사가 부품을 납품하던 수직적 구조에서 스타트업의 첨단 기술과 협력사의 제조 역량, 체계업체의 통합 플랫폼이 삼각편대를 이루는 '상생 혁신 생태계'로의 전환을 추진한다.
"기술을 사는 게 아니라 속도와 도전정신을 수혈받는 것"
LIG D&A는 지난 27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제1회 'Tech Summit'을 개최했다. 방산혁신펀드로부터 투자를 받은 유망 스타트업과 기존 협력사, 그리고 LIG D&A가 한자리에 모여 첨단 기술의 국방 적용과 상생협력 방안을 구체화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현장에는 방산혁신펀드 투자 기업인 다비오, 링크솔루션, 파블로항공 등 20개 스타트업 대표와 32개 LIG D&A 주요 협력사 대표, 신익현 LIG D&A 대표이사를 포함한 임직원 등 총 90여 명이 참석해 열띤 논의를 펼쳤다.
이날 행사의 핵심은 스타트업의 '창의적 기술'과 협력사의 '축적된 제조 역량'을 체계기업인 LIG D&A의 '통합 역량'과 결합하는 데 있었다.
신 대푠느 "스타트업의 빠른 실행력과 유연한 사고는 우리 방위산업이 반드시 수혈받아야 할 소중한 자산이다. 단순히 기술을 사는 것을 넘어, 스타트업으로부터 속도와 도전정신을 배우고 이를 협력사의 탄탄한 생산 기반 위에서 구현해내는 것이 이번 서밋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LIG D&A는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LIG넥스원에서 사명을 변경하며 방산을 넘어 항공·우주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종합 방산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한 바 있다. 2025년 매출 4조3069억원(전년 대비 31.5% 증가), 영업이익 3229억원(44.5% 증가), 수주잔고 26조2300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명실상부한 K-방산 대표주자로 우뚝 선 시점에서 '상생'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이번 Tech Summit의 기반이 된 것은 LIG D&A가 군인공제회, IBK캐피탈과 함께 2024년 조성한 '방산혁신펀드'다. 운영 3년 차를 맞아 국방 분야 전문 투자 펀드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2026년 4월 기준 총 20개 기업에 432억원 규모의 투자를 완료하며 유망 기업의 방위산업 진입 장벽을 낮추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이 펀드가 재무적 투자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피투자기업의 기술이 실제 국방 사업과 제품 개발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협력 모델을 구체화하고 있다.
실제 성과도 속속 나오고 있다. AI 기반 위성영상 분석 전문기업 다비오와는 초소형위성체계 사업을 중심으로 협력을 진행 중이며, 위성·AI 기반 감시정찰 분야에서 추가 사업 협력 가능성도 논의하고 있다. AI 데이터 플랫폼 기업 디토닉과는 지난해 12월 AI 데이터 플랫폼 구축 계약을 체결하고 방산 데이터의 활용성과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협력을 추진 중이다.
군집드론 기업 파블로항공과는 군집조율 및 자율비행 기술 관련 소프트웨어·하드웨어 계약을 통해 무인드론의 군집자율비행 및 자율임무 수행 기술 고도화를 함께 진행하고 있다. AI 플랫폼 기업 페르소나AI와는 Ghost Robotics의 4족 보행 로봇에 AI 음성 기반 컨트롤 기술을 적용·테스트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우주발사체 기업 이노스페이스와는 모의 발사체 등 우주·발사체 분야에서 계약 기반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판 안두릴 키운다"…정례화로 실질 성과 창출
이번 행사에 참여한 스타트업들은 AI 기반 위성영상 분석(다비오), 군집 자율비행 제어(파블로항공), 방산·우주용 3D 프린팅(링크솔루션) 등 독보적인 기술력을 선보였다. 협력사들은 이러한 신기술이 방산 특유의 엄격한 품질 기준과 시험평가를 거쳐 실제 전력화로 이어질 수 있는 현실적인 협력 가능성을 타진했다.
스타트업 대표들은 이번 행사가 방산 특유의 보안과 진입 장벽을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방산혁신펀드 '투자 1호' 기업인 다비오의 박주흠 대표는 "체계기업이 직접 스타트업의 기술이 국방 사업에 녹아들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해 준 점이 고무적"이라고 전했다. 방산은 보안 등급, 문서 관리, 사업 프로세스 등 민간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영역이 촘촘하게 존재한다. LIG D&A가 이 과정을 함께 걸어주는 '튜터' 역할을 자처한 셈이다.
LIG D&A는 이번 행사를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정례화해 실질적인 공동 개발과 생산으로 이어지는 성과를 창출할 계획이다. 특히 미국의 안두릴(Anduril)이나 쉴드AI(Shield AI)처럼 민간 자본과 혁신 기술을 바탕으로 국방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기업들이 국내에서도 다수 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인큐베이팅' 역할을 수행할 방침이다. 안두릴은 AI 기반 자율 드론·감시 시스템으로 기존 방산의 판도를 뒤흔들었고, 쉴드AI는 AI 자율비행 소프트웨어 '하이브마인드'로 군 작전에서 드론의 위력을 입증한 대표적 혁신 기업이다.
신익현 LIG D&A 대표이사는 "오늘의 연결이 개별 기업의 성과를 넘어 대한민국 방산 생태계 전체를 변화시키는 촉매제가 되길 바란다"며 "혁신 기술을 가진 기업이 방산이라는 높은 벽 앞에서 좌절하지 않도록 길을 만들고, 2호 펀드 출범을 통해 K-방산의 양적·질적 성장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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