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석 해운협회장 "조선·해운, 따로 가면 불황 때 함께 무너진다"
조선-해운 상생발전 전략협의회 출범
공동발주·표준선형 개발·금융지원 등 5대 협력 과제 제시
[파이낸셜뉴스] 박정석 한국해운협회장이 28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조선-해운 상생발전 전략협의회' 발족식에서 조선업과 해운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함께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선과 해운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경우, 불황기에는 두 기간산업이 동시에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놨다.
박 협회장은 이날 선언문을 통해 이번 선언문을 통해 △공동발주 확대를 통한 국내 조선소의 다양한 선종 건조 역량 확보 및 원가 경쟁력 강화 △중소 조선소와 기자재 산업까지 연계되는 실질적 공동발주 모델 활성화 △표준선형 개발, 발주 절차 효율화 및 정보 공유 체계 구축 △금융·보증 지원, 세제 인센티브, 규제 개선 등 정책적 기반 마련을 위한 공동 건의 △부산·울산·경남 및 서남권 지역 중소 조선소·기자재 산업을 포함한 클러스터 전반의 지속 가능한 발전 등 5대 협력 과제를 제시했다.
박 협회장은 주요 해운·조선 경쟁국들이 자국 산업 보호와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미국은 전략상선대 250척을 자국에서 건조할 경우 건조비의 75%를 직접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일본 역시 조선업 재생기금을 통해 선가 차이를 보전하는 지원책을 추진하면서, 자국 선사와 조선소의 동반 성장을 도모하고 자국 조선소 건조 물량도 2배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일본의 사례는 해운과 조선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분명한 방향성을 보여준다"며 "반면 우리나라는 조선업이 LNG선과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단기적인 매출과 수익 개선을 이루는 동안, 해운업계는 불황에 대비해 상대적으로 원가가 낮은 해외 조선소로 발주를 돌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 협회장은 이 같은 구조가 지속될 경우 산업 전반의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조선과 해운이 따로 움직이다 불황이 닥치면 양 산업을 함께 지탱할 수 없게 된다"며 "결국 국가 기간산업이 동시에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중소형 선박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 문제를 짚었다. 박 협회장은 "소형 컨테이너선 분야에서 한국 조선소의 선가는 중국보다 25~30%가량 높고, 금액으로는 약 1000만달러 수준의 차이가 난다"며 "소형 벌크선과 소형 컨테이너선 발주가 중국으로 이동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10조원 규모의 재생기금을 바탕으로 표준선형 개발, 친환경 선박 전환, 금융지원까지 패키지로 추진하며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이제는 조선업계와 해운업계가 공동으로 실행해야 할 정책 과제를 본격적으로 추진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박 협회장은 협의회의 역할에 대해서도 분명한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조선해운 상생협의회는 단순한 논의기구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발주를 이끌어내는 협의체가 돼야 한다"며 "최근 중소형 선종을 중심으로 공동개발을 추진해 해외와의 원가 차이를 좁히고, 다양한 선종의 안정적인 발주를 통해 조선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주요 기자재의 국산화 비율을 높이면 부산·울산·경남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강구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