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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찰스3세 첫 방미… 왕실외교로 美와 냉기류 풀까

홍채완 기자
파이낸셜뉴스

70년전 모친 해빙역할 재연 기대

이란 전쟁을 둘러싸고 미영 관계가 냉각된 가운데,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커밀라 왕비와 함께 27일(현지시간) 나흘간의 미국 국빈 방문을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초청에 따른 방미로, 트럼프 대통령과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미 동부시간으로 이날 오후 4시 17분께 백악관 남쪽 현관에서 찰스 3세 부부를 직접 맞이했다.

찰스 3세 방미 행사의 핵심은 28일에 몰려 있다. 백악관 공식 환영식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단독 회동을 갖고, 미연방 의회 합동회의 연설을 한다. 백악관 연회 만찬도 둘째 날 일정에 포함돼 있다. 이후 방문 사흘째인 29일에는 9·11 추모 공간을 찾아 헌화하는 등의 일정이 잡혀 있으며, 30일에는 알링턴 국립묘지 방문 등을 하며 마지막 날을 보낸다.

찰스 3세가 2022년 즉위한 이후 미국을 국빈 방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직전 국왕이자 그의 모친인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1957년, 1976년, 1981년, 2007년 등 4차례 국빈 자격으로 미국을 찾았다.

엘리자베스 2세의 첫 미국 국빈 방문이던 1957년은 미국과 영국의 관계가 극도로 악화했던 때였다. 이집트의 1956년 수에즈 운하 국유화에 반발한 영국·프랑스·이스라엘이 이집트에 대해 군사행동을 감행했고, 이에 미국이 크게 반발하면서 재정적 압박을 가해 미영 관계는 크게 틀어졌었다.

엘리자베스 2세는 이때 미국을 찾아 영국 왕실의 전통적 외교 리더십을 펼쳤다. 젊고 친근한 이미지를 앞세워 미국 내 부정적 여론을 잠재웠고, 영국에 대한 호감도를 높여 외교적 불신을 희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미 대통령과는 사적 편지를 주고받을 정도로 친분이 깊어졌다고 한다.

찰스 3세의 이번 방미 역시 양국 관계의 긴장 수위가 상당히 높아져 있다는 점에서 약 70년 전 상황과 닮은 꼴이다. 올해 들어 미측의 그린란드 편입 야욕 등으로 균열된 양국 관계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 와중에 영국에 군사 지원을 요청했지만 키어 스타머 총리가 이를 거절하면서 더욱 악화된 상황이다.

이란 전쟁에서 도움 요청을 거절한 영국을 비롯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에 깊은 불신을 드러냈던 트럼프 대통령이 찰스 3세 면전에서 전통적 외교 관례를 깨뜨리는 노골적 발언을 할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 "찰스 3세의 국빈 방문 기간 동안 이란과 나토, 영국의 디지털서비스세 등 이슈가 회담 의제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트럼프 정부가 영국령 포클랜드섬에 대한 지지 입장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온 것도 찰스 3세에겐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친트럼프 성향인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이 이끄는 아르헨티나는 미영 관계가 악화한 것을 계기로 포클랜드 제도가 영국의 식민지 지배 상황에 놓여 있다고 주장하며 이를 되찾길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를 두고 "찰스 3세의 이번 방문 중 가장 큰 정치적 위험이 있는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email protected] 홍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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