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는 28일(현지시간) 이란의 그림자 금융(shadow banking) 네트워크에 관여한 개인과 기관 35곳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고 밝혔다. 이들은 수십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이동시키며 제재를 우회하고, 이란의 군사 활동과 테러 지원을 뒷받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특히 이 네트워크가 이란 혁명수비대(IRGC)를 포함한 군 조직이 국제 금융 시스템에 접근하도록 돕고, 불법 원유 판매 대금 수령과 무기 체계 관련 부품 조달을 가능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된 추가 경고도 내놨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이란의 그림자 금융 시스템은 군사 활동을 지탱하는 핵심 자금줄"이라며 "글로벌 교역을 교란하고 중동 지역의 폭력을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중동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이 군사적 대응뿐 아니라 금융 네트워크 자체를 겨냥한 정밀 제재로 전략을 확장한 것이다. 이러한 제재는 단기적으로는 이란의 원유 수출 및 결제 흐름을 더욱 위축시키는 동시에, 글로벌 에너지 공급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홍콩·역외 법인 중심 네트워크…차명·우회 구조 특징
이번 제재 대상 리스트를 보면 단순한 이란 내부 조직이 아니라 복잡한 국제 금융 우회 구조가 핵심이라는 점이 두드러진다.
제재 대상 기업 상당수는 이란 본토가 아닌 홍콩과 영국 등 제3국에 설립된 무역회사·페이퍼컴퍼니 형태로 확인됐다. 실제로 홍콩 기반 에너지·무역 법인과 영국 소재 유한회사 등이 다수 포함됐으며, 이들 기업은 원유 거래나 자금 세탁 과정에서 중간 허브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개인 제재 대상자들 역시 이란 국적 외에 터키·도미니카 등 복수 국적을 활용하거나 해외 거주 기반을 둔 사례가 포함돼 있어, 제재 회피를 위한 다중 신분·다중 관할 전략이 활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다수 기업이 키시(Kish) 자유무역지구 등 이란의 특수경제구역에 등록돼 있으며, 이는 제재 감시를 피해 거래를 중개하는 전형적인 구조로 평가된다. 이란 내부–자유무역지대–홍콩·영국 등 역외 금융허브로 이어지는 다층 구조는 자금 흐름을 분산시키고 추적을 어렵게 만드는 핵심 수단으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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