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안전 문제로 소풍 등 현장체험학습을 가지 않는 경향에 대해 "구더기 생기지 않을까 싶어 장독을 없애버리면 안 된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전교조 등 교사 단체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는 28일 성명을 내고 "대통령과 국회, 교육 당국이 현장 체험 학습 위축 문제의 핵심을 잘못 짚고 있어 심히 우려를 표한다"며 "'구더기 생길까 싶어서 장독을 없애버리면 안된다' 했지만 그 구더기가 교사 자리를 박탈할 뿐만 아니라 전과자가 되게 하는 극악한 상황이 지금의 교사들 앞에 놓인 현실"이라고 반박했다.
"수십 명의 학생을 데리고 통제가 쉽지 않은 현장체험학습장을 나갔을 때 사고의 전적인 책임을 교사가 떠안고 있다"고 지적한 전교조는 "법적 보호장치가 있다 하지만 '종이로 만든 갑옷'과 같다. 지난해 속초 현장체험학습 인솔 담임교사에게 내려진 금고 6개월형, 전남 병설유치원 사고 1심에서 인솔교사에게 내려진 금고 8개월형 등이 이를 말해준다"고 했다.
법원은 2022년 속초 현장체험학습 중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주차장에서 차량에 치여 숨진 사고와 관련해 인솔 교사에게 업무상과실치사죄를 적용,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바 있다.
이에 전교조는 "책임을 안 지려 한다는 말 뒤에 숨은 교사의 고통과 눈물을 정부와 교육당국은 제대로 바라보아야 한다"며 "교육 활동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해 교사 개인에게 가혹한 형사 책임을 묻는 현재 구조를 바꾸지 않는 한 이 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고 단언했다.
또 "교육활동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해 교사에게는 업무상과실 치사상 죄를 적용하지 말아야 이 문제는 제대로 해결이 가능하다"며 "교사의 선의와 희생에만 의존해 진행되는 현장체험학습은 더 이상 지속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경기교사노동조합 역시 같은 날 성명을 내고 "현장체험학습이 멈춘 본질적인 이유는 사고 발생 시 모든 형사처벌과 민사 배상 책임을 교사 개인이 짊어져야 하는 무한책임 구조에 있다"며 "학생 안전과 교사 보호를 위한 법적 안전망을 마련하지 못한 채 교사를 탓하는 대통령의 인식은 현장 교사에 대한 명백한 모독"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제18회 국무회의 겸 제6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최교진 교육부 장관에게 "요새 소풍도 잘 안 가고 수학여행도 안 간다고 한다. 소풍이나 수학여행도 수업의 일부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에 최 장관이 "그렇다"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구더기 생기지 않을까 싶어서 장독을 없애버리면 안 된다"며 "안전에 문제가 있으면 비용을 지원해 안전요원을 보강하면 된다. 책임을 안 지려고 학생들에게 좋은 기회를 빼앗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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