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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평에서 '누에' 키워 年 9억원 번다

최용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29 14:00

수정 2026.04.29 14:00

농진청 성제훈 국립농업과학원장이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전용 사료 기반 누에 스마트 생산시스템'을 설명하고 있다. 농진청 제공
농진청 성제훈 국립농업과학원장이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전용 사료 기반 누에 스마트 생산시스템'을 설명하고 있다. 농진청 제공

[파이낸셜뉴스]농촌진흥청이 전통 양잠산업을 바이오산업으로 바꾸기 위한 누에 사육 자동화 장치를 개발했다. 지금껏 축구장 크기 뽕밭에서 누에를 키워야 했지만 앞으로 비닐온실에서 손쉽게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자동화 장치 1대로 누에를 쪄서 말린 홍잠을 생산할 경우 연 매출 9억원이 기대된다. 쇠퇴하는 양잠산업에 청년농을 위한 유인책이 될 전망이다.

농진청 성제훈 국립농업과학원장은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전용 사료 기반 누에 스마트 생산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고령화 농가가 주를 이루는 양잠산업 어려움을 극복하고 곤충식품 등 미래부가가치가 높은 바이오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다. 양잠농가는 2018년 611가구에서 2024년 393가구로 줄었다. 다만, 가구당 사육량은 16.8상자(1상자 2만마리)에서 22.8상자로 늘며 규모화가 진행 중이다.

농진청은 △사육 자동화 장치 △큰누에 전용 사료 △전용 사료 맟춤 누에 품종을 개발했다. 홍잠은 치매 예방, 지방간 개선, 면역력 증진 등 다양한 효능이 과학적으로 입증되면서 바이오 소재로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잠은 단백질 함량이 가장 높은 시기의 익은누에(다 자라서 뽕 먹기를 그친 누에)를 쪄서 말린 식품 소재다.

누에 사육 자동화 장치는 사육상자 자동 공급, 전용 사료 자동 급이, 사육 부산물 자동 제거 등 세 가지 장치로 구성된다. 지금껏 뽕잎 수확, 급이, 부산물 제거 등을 하루 여러 차례 손으로 작업했으나, 이 장치를 이용하면 반복 작업을 대신 처리할 수 있다. 소형 비닐온실 1동 절반 크기인 48㎡(14.5평)에서 2주에 1번, 연간 20회 사육해 생누에 12t을 생산할 수 있다. 이를 홍잠으로 가공하면 연간 2.4t 정도 된다. 전통방식으로 같은 양의 홍잠을 생산하려면 뽕밭 3만3000㎡ (축구장 4개 반, 1만평), 누에 사육실 660㎡(중형 비닐온실 2동, 200평)가 필요하다.

사육 자동화 장치는 2027년 현장실증을 거쳐 2028년 신기술 시범사업으로 현장 보급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성 원장은 "시설 장치비만 약 3억5000만원 든다. 하지만 홍잠 연 2.4t 생산 기준으로 연 매출액이 약 9억6000만원 나온다"며 "순이익이 3억6000만원 정도다. 매출 대비 순이익이 38%로 11개월이면 투입비인 시설 장치 원가 3억5000만원을 회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양잠 전통산업은 영세하다. 2024년 국내 양잠산업 생산 규모는 누에산물 162.6t, 75억원이다. 또 뽕나무 열매인 오디 904t, 118억원이다.
하지만 향후 곤충산업 등과 연계해 바이오산업으로 전환될 경우 더 큰 시장을 노릴 수 있다. 박홍현 국립농업과학원 산업곤충과장은 "곤충 단백질 시장이 커지고 있다.
농진청에서 올해부터 2030년까지 5년 동안 250억원을 투자해서 관련 연구를 하고 있다"며 "현재 청년 양잠 농업인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누에 사육 자동화 장치. 농진청 제공.
누에 사육 자동화 장치. 농진청 제공.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