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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차 양산 데이터 기반 '예측 가능한 공정' 부각
AI·HBM·오토모티브까지 범용 플랫폼 경쟁력 ↑
[파이낸셜뉴스]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4나노(㎚·1㎚=10억분의 1m) 공정이 성숙 공정의 안정성과 선단 공정의 성능을 동시에 확보한 '완성형 공정'으로 주목 받고 있다. 6년차 양산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율과 공정 변동성을 안정화한 가운데, 인공지능(AI)·고대역폭메모리(HBM)·자동차·차세대 통신 등으로 적용 범위까지 넓히며 범용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1년부터 4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최선단 공정은 높은 성능을 제공하지만 초기 수율과 양산 안정성이 변수로 꼽히고, 레거시 공정은 안정적이지만 성능 향상 폭이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삼성 4나노가 두 장점을 모두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술적으로 보면 4나노 공정의 특징은 선택지가 많아졌다는 데 있다.
예를 들어 AI칩처럼 성능이 중요한 경우에는 속도를 높이고, 모바일이나 자동차처럼 전력 관리가 중요한 경우에는 소비전력을 낮추는 식으로 맞춤 설계가 가능하다. 배선 구조도 개선돼 데이터가 칩 안에서 움직이는 속도가 빨라졌다. 단순히 계산 속도만 높아진 게 아니라 데이터 이동 효율이 좋아지면서 전체 시스템 성능이 개선되는 구조다. AI처럼 데이터 이동이 많은 구조에서는 이런 요소가 실제 성능에 크게 영향을 준다.
삼성 4나노의 또 하나의 강점은 공정이 충분히 성숙했다는 것이다. 여러 해 동안 양산을 거치면서 수율(양품비율)이 안정됐고, 공정 변동성도 줄어든 상태다. 즉, 단순히 칩이 잘 나온다는 의미를 넘어서 생산 일정과 비용까지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대형 칩이나 장기 공급이 중요한 산업에서는 이런 안정성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
이같은 특성 때문에 4나노 공정은 다양한 산업에서 동시에 활용되고 있다. AI나 고성능 컴퓨팅(HPC) 분야에서는 칩 크기가 커질수록 수율 확보가 어려운데, 4나노는 안정적인 양산 기반을 제공한다. HBM 같은 고대역폭 메모리에서도 역할이 크다. 좁은 공간 안에서 많은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전력과 발열 관리가 핵심인데, 4나노는 전력 손실을 줄이고 집적도를 높일 수 있어 이런 구조에 적합하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자동차 분야에서도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자율주행으로 갈수록 차량 내부 연산량은 늘어나지만 전력과 열 제약은 여전히 존재한다. 4나노 공정은 이런 조건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 파운드리 4나노 공정은 특정 용도에 한정된 기술이 아니라 AI, 메모리, 자동차, 통신 등 다양한 산업에서 공통적으로 요구되는 조건을 만족시키는 범용 플랫폼에 가깝다"며 "4나노 공정의 경쟁력은 이미 검증된 안정성 위에서 다양한 산업으로 확장 가능한 공정이라는 점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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