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전 통보 시 보상 의무 無"... 법적 허점 속 호텔 취소 수수료까지 소비자 독박
[파이낸셜뉴스] 40대 직장인 이모씨는 최근 티웨이 항공사로부터 1달전 예매한 6월 일정 베트남 다낭행 항공편의 변경 안내 문자를 받았다. 예매한 항공편 취소로 다른 시간대 항공편으로 변경하거나 환불을 원할 경우 수수료 없이 가능하다는 내용이었다. 이씨는 "부모님, 동생 가족 등 총 6명이 처음으로 가는 가족 여행으로 1월부터 준비해 지난달 예약했다"며 "변경된 항공편은 노부모를 모시기 힘든 새벽 시간이라 다른 항공편을 알아봤는데 가격이 2배 이상 올랐다"고 토로했다.
29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유류세 인상으로 인한 항공사들의 비행편 취소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회원수 약 180만명을 보유한 네이버 여행 카페 '다낭도깨비'에는 항공권 취소로 인한 불만을 토로하는 글들이 연이어 쏟아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6월 17일 0시40분 에어서울 항공편이 다음날인 18일 0시40분으로 변경됐다"며 "김해에서 부모님과 함께 가는 여행이라 해당 항공편을 예약했는데 하루가 더 늦어지면서 연차를 더 써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누리꾼은 "가족여행으로 예약해뒀는데 출국 및 입국날짜가 하루씩 밀렸다"며 "숙소를 취소하고 재예매할지 비행기를 재예매할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씨 역시 6월 19일 다낭 출발편은 오전 7시55분에서 오후 11시35분으로, 복귀 편은 같은달 22일 오전 11시45분에서 23일 오전 1시25분 표로 변경됐다. 그는 "왕복 티켓 모두 밤 시간으로 변경돼 부모님과 같이 이동이 어렵게 됐다"며 "티켓 가격도 예매 당시 6인 기준 224만원이었는데 새 티켓은 483만원으로 크게 올랐다"고 말했다.
항공유 가격 급등으로 인한 운항편 조정은 항공사 귀책사유에 해당한다. 하지만 항공사나 여행사가 비행 출발 14일 이상 남은 시점에 통보를 했다면 항공사는 '환불'또는 '무료 변경'외에 추가적인 보상을 할 의무는 없다.
현행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국제선 출발 14일 전까지 고객에게 통보를 했다면 항공사 귀책으로 인한 결항 및 변경에 대한 별도 보상금은 없다. 통보 시점이 14일이내 7일전일 경우 대체편 제공시 100달러, 미제공 시 운임환불과 400달러의 배상 책임이 있다. 7일 이내 통보했다면 대체편 제공시 200~600달러, 미제공시 운임 환불과 600달러를 배상해야 한다. 다만 법적인 강제력은 없는 권고 사항이다.
항공권 환불이 이뤄졌더라도 사전에 예매한 호텔 등 숙박 비용에 대한 취소 및 수수료 문제 등은 여전히 남는다. 많은 여행객들이 항공권과 함께 호텔 등 숙박을 같이 예약한다. 일부 호텔의 경우 할인율이 높은 대신 '취소 불가' 옵션을 거는 경우도 있어 호텔 취소 비용은 환불이 불가한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호텔 취소 수수료 등은 법적으로 민법 제393조 제2항 '특별손해'에 해당한다. 다만 이를 배상받으려면 항공사가 해당 여행자가 취소 불가 호텔을 예약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하지만 개별 소비자 입장에서 호텔 수수료를 받기 위해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실익이 없고, 만약 소송에 가더라도 배상을 받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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