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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넷플릭스코리아가 최근 법인세 불복 소송 1심에서 사실상 승소하며 빅테크 '과세 공백'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구글코리아와 한국오라클 등이 1심이나 2심에서 승소한 유사 사례도 재조명되고 있다. 실제 수익이 발생한 국가에서 과세할 수 있도록 제도를 손봐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글코리아, 한국오라클 등 총 소송가액 1조원 넘어
3일 법조계와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달 28일 넷플릭스의 법인세 불복 소송 1심 결과 이후 항소 여부를 적극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이 세금 부과 근거로 든 주장이 법원에서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유사 쟁점은 구글코리아와 한국오라클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구글코리아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번 광고 수익 중 9751억원을 싱가포르 아시아태평양법인(GAP)에 광고 재판매 수수료로 지급했다. 과세당국은 이를 사용료 소득으로 보고 2020년 법인세 1540억원을 부과했다. 볼복 소송을 제기한 구글코리아는 지난해 1월 승소해 현재 항소심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오라클 사례도 유사하다. 한국오라클은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아일랜드 법인에 1조 9000억원을 수수료로 지급했다. 다만 한·아일랜드 조세조약상 한국에서 아일랜드 법인으로 지급되는 소득은 아일랜드에서만 과세한다. 이에 국세청은 아일랜드 법인이 조세 회피를 목적으로 지어진 도관 회사라고 보고 2017년 3147억원의 법인세를 부과했다. 국세청이 승소했던 재판은 지난해 11월 2심에서 뒤집혔다. 2심 재판부는 아일랜드 법인이 실질적 소득 소유자에 해당한다고 봤다. 한국오라클이 진행중인 법인세 소송은 7건으로 전체 소송가액이 1조원을 넘는다.
"매출 커도 서버·본사 등 해외에 있으면 제한"
현행 국제 조세 체계는 기업이 물리적 사업장을 둔 국가에 과세권을 부여하는 '고정사업장(PE)' 기준을 따른다. 서버나 본사가 해외에 있는 기업은 국내에서 막대한 매출을 올려도 과세가 제한되는 이유다. 이에 고정사업장이 없어도 일정 규모 이상 매출을 내는 국가에 과세권을 배분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디지털세'가 해법으로 거론돼왔다.
다만 주요 빅테크 기업을 보유국인 미국의 압력으로 논의가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국제 OECD 디지털세 도입이 지연되는 상황이라면 각국이 자체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데, 국세청이 개별 소송을 진행하는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정부와 국회가 수익 귀속 기준을 명확히 할 수 있게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국내 법인과 해외 본사를 동일한 기업으로 보고, 국내 법인이 해외 본사로 소득을 옮길 때는 수수료가 아닌 배당으로 보는 등 과세 기준을 보다 뾰족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국세청의 전문 인력 증원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kaya@fnnews.com 최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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