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대형 마트 계산대에서 카트 없이 줄을 섰다가 주변의 지적을 받은 한 남성의 사연이 전해지며 일상 속 '인간 알박기' 논란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올랐다.
2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마트 계산대 앞에 카트 없이 줄 서 있는데'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대기 줄이 길길래 집사람은 장을 마저 보고 나는 카트 없이 줄을 서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때 A씨 뒤에 서 있던 모녀가 "카트 없이 줄 서는 건 주차장에서 차 없이 자리 맡는 것과 똑같은 새치기"라고 지적했다. A씨는 "이 상황에 대한 판단이 어떠냐"며 누리꾼들의 동의를 구했다.
하지만 대다수 누리꾼의 시선은 싸늘했다. 한 누리꾼은 "보통은 장보기를 마친 상태에서 줄을 서 있다가, 급하게 살 게 생각나면 일행 중 한 명이 후다닥 뛰어가서 사 오는 것이 상식"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저 멀리서 수많은 사람을 뚫고 카트를 밀고 오는 걸 보면 참 민폐라는 생각이 든다"며 모녀의 비유가 찰떡같았다고 호응했다.
이 같은 이른바 '장소 선점' 및 '대리 줄서기' 행태는 마트를 넘어 일상 전반에서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유명 음식점 앞 대기 줄에서도 비슷한 갈등이 빈번히 발생한다. 일행 중 1명이 미리 대기열을 선점한 뒤, 입장 직전 다수의 일행이 합류하는 식이다. 이로 인해 후순위 대기자들의 대기 시간이 부당하게 길어지며 마찰을 빚자, 최근 주요 외식업장들은 "일행이 모두 도착해야 입장 가능"하다는 규정을 명문화해 얌체 대기를 원천 차단하고 나섰다.
주말 백화점이나 대형 쇼핑몰 주차장에서 벌어지는 '인간 알박기'는 더욱 심각한 문제다. 차량보다 사람이 먼저 빈 주차 구획을 차지한 채 타 차량의 진입을 물리적으로 막아서는 행위다. 이는 단순한 시비를 넘어 폭행 등 물리적 충돌이나 안전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커, 일각에서는 경범죄처벌법 등을 적용해 법적 제재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인파가 몰리는 유원지나 놀이공원에서도 화장실 이용 등을 이유로 이탈했던 일행이 간식 등을 들고 대기열 중간으로 파고드는 얌체 행위가 잦다. 현장 관리자가 적극적으로 제지하지 않는 이상, 다른 이용객들은 불쾌감을 느끼면서도 현장 분위기를 망치지 않기 위해 묵인하며 심리적 박탈감을 겪게 된다.
자리를 선점하는 당사자들은 이를 시간 절약을 위한 '합리적인 역할 분담'이라고 항변한다. 그러나 다수의 시민과 전문가들은 이러한 행위가 타인의 정당한 대기 시간을 앗아가는 명백한 이기주의이자 공정성 훼손이라며 카트나 차량을 갖추거나 전체 일행이 대기열에 모였을 때 비로소 정당한 순번으로 인정하는 것이 상식적인 사회적 합의라는 지적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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