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트럼프 "이란 붕괴상태" 경제압박 최대화…이란, 美 봉쇄해제 고심

뉴시스

입력 2026.04.29 19:07

수정 2026.04.29 19:07

美, 해상 봉쇄 유지·기타 자금원 차단 이란, 종전 수정안 제출 앞 고심 지속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 체제가 곧 붕괴될 수 있다고 보고 경제적 압박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이란은 핵 문제를 일방적으로 내주지 않으면서 미국의 해상 봉쇄 해제를 이끌어낼 수 있는 입장 설정에 고심하는 것으로 보인다. 2026.04.29.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 체제가 곧 붕괴될 수 있다고 보고 경제적 압박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이란은 핵 문제를 일방적으로 내주지 않으면서 미국의 해상 봉쇄 해제를 이끌어낼 수 있는 입장 설정에 고심하는 것으로 보인다. 2026.04.29.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 체제가 곧 붕괴될 수 있다고 보고 경제적 압박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이란은 핵 문제를 일방적으로 내주지 않으면서 미국의 해상 봉쇄 해제를 이끌어낼 수 있는 입장 설정에 고심하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은 방금 우리에게 자신들이 '붕괴 상태(state of collapse)'에 있다고 알려왔다"며 "그들은 우리가 호르무즈 해협을 가능한 한 빨리 개방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해상 봉쇄로 석유 기반 이란 경제가 이미 붕괴됐다는 취지다. 유류고가 과포화되면 원유 시추를 멈춰야 하는데, 솟아나는 유정을 강제로 막으면 설비가 손상돼 복구가 쉽지 않다는 논리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이를 근거로 "송유관 폭발이 사흘 남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해상 봉쇄로 이란 에너지 산업이 단기간 내에 붕괴할지에 대해서는 백악관 내부에서조차 여러 이견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당장 무너지지는 않더라도, 오래 버텨내지는 못할 것으로 확신하고 경제적 압박을 최고조로 끌어올리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날 해상 봉쇄 유지 의지를 재확인하는 동시에 이란에 아직 남아 있는 자금원 제거에 착수했다.

WSJ은 복수의 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선박을 차단해 이란 경제를 계속 압박하기로 결정했다. 대통령은 공습을 재개하거나 분쟁에서 손떼는 선택지가 봉쇄 유지보다 위험성이 크다고 판단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전쟁 목적인 이란 '핵 포기'까지 해상 봉쇄를 유지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 본인 입장이 확인된 것이다. 이란은 종전 논의의 첫걸음으로 미국의 선제 봉쇄 해제를 요구해온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미국은 '돈줄' 끊기도 본격화했다.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이날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등에 대한 수백억 달러 송금에 관여해 이란 군사행위 및 테러를 지원한 혐의를 받는 '그림자 금융' 관련 35개 개인·기관을 제재한다고 발표했다.

향후 쟁점이 될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지불도 엄격히 금지한다고 밝혔다. OFAC은 "미국 금융기관과 미국인, 미국인이 소유하거나 통제하는 외국 법인은 통항의 대가로 이란 정부나 혁명수비대에 직·간접 대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한편 이란의 현재 기류는 미국에 비해 다소 복잡한 것으로 보인다.

[테헤란=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 체제가 곧 붕괴될 수 있다고 보고 경제적 압박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이란은 핵 문제를 일방적으로 내주지 않으면서 미국의 해상 봉쇄 해제를 이끌어낼 수 있는 입장 설정에 고심하는 것으로 보인다. 2026.04.29.
[테헤란=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 체제가 곧 붕괴될 수 있다고 보고 경제적 압박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이란은 핵 문제를 일방적으로 내주지 않으면서 미국의 해상 봉쇄 해제를 이끌어낼 수 있는 입장 설정에 고심하는 것으로 보인다. 2026.04.29.

트럼프 대통령 주장대로 국가 경제가 붕괴된 것은 아니지만, 미국이 초강경 압박을 본격화한 상황에서 종전의 첫걸음인 해상 봉쇄 해제를 이끌어낼 방법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이날 중재국 파키스탄 측에 따르면 이란은 '수일 내'로 종전 관련 수정안을 미국 측에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이란이 미국이 수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수정된 안을 내놓을지 여부가 향후 상황 전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이란은 지난 25일 미국 측에 호르무즈 해협 법적 통제권 인정, 전쟁 피해 배상, (미국·이스라엘의) 추가 공격 방지 보장, 해상 봉쇄 해제의 4개 조항을 자국 종전 조건으로 내건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미국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법제화 추진을 지적하며 이를 일축했다. 결국 이란이 협상 기류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해협 문제에서 이견 조정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현실론이 중재국 측에서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중재 상황에 정통한 소식통은 CNN에 "제한이나 통행료 없이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해 전쟁 이전 상태로 복귀하는 것이 잠재적 합의의 첫 단계"라며 호르무즈 해역 완전 개방이 선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다만 이란이 아직 경제·안보 보장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최대 협상력인 해협 통제권을 포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날 WSJ 보도처럼 미국이 '핵 포기'까지 해상 봉쇄를 이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이란은 일단 러시아·중국 등 대미 전선에서 연대할 수 있는 우방국에 손을 뻗어 생존성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레자 탈라이닉 국방차관은 28일 키르기스스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국방장관 회의에 참석해 "이란이 미국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경험을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원국들과 공유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SCO는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유라시아 10개국 정치·경제·안보 협의체로, 미국과의 분쟁을 SCO 차원의 안보 사안으로 결부시켜 대응력을 높이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란 대표단은 이날 둥쥔 중국 국방부장과도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2차 평화 협상 무산 직후 러시아를 찾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났다.
러시아가 이란의 호르무즈 통제권을 지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란이 내놓을 수정안이 기존 입장 재확인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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