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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연준 이사직 유지 승부수…'정치 압박'과 정면충돌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30 05:07

수정 2026.04.30 05:07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의장 임기 종료 이후에도 연준 이사직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연준 본부 리모델링을 둘러싼 트럼프 행정부의 조사와 정치적 압박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판단될 때까지 자리를 지키겠다는 뜻이다.

파월 의장은 29일(현지시간) 사실상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에서 연준의 독립성을 거듭 강조하며 정치권의 압박이 통화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파월 의장이 연준 이사직을 유지하기로 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연준 이사진은 당분간 과반 확보가 어려워졌다.

조사 끝날 때까지 잔류…이례적 결정

파월 의장은 "이번 조사가 투명하고 최종적으로 완전히 끝날 때까지 연준 이사직을 떠나지 않겠다"며 "최근 상황 전개에 고무됐지만 남은 절차를 신중히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5월 15일 의장 임기가 종료된 뒤에도 기관과 국민에게 가장 이익이 되는 방향을 기준으로 판단할 것"이라며 "연준 이사로 일정 기간 더 역할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의 연준 이사 임기는 2028년 1월까지다.

연준 의장은 일반적으로 백악관의 재임명 없이 4년 임기를 마친 뒤 물러나는 것이 관례다. 이는 차기 지도부로의 원활한 권력 이양을 위한 것이다. 의장 임기를 마친 뒤에도 연준 이사직을 3년 이상 유지한 마지막 사례는 1948년 매리너 에클스였다.

시장에서는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가 파월 의장의 거취였다고 보고 있다. 기준금리 동결은 이미 예상됐지만, 파월 의장이 완전히 물러날지 여부가 향후 통화정책 방향과 연준 내부 권력 균형에 중요한 변수였기 때문이다.

미 법무부는 지난주 연준 본부 리모델링과 관련한 파월 의장에 대한 수사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재수사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 파월 의장은 "모든 절차가 투명하고 확실하게 마무리될 때까지 연준을 떠나지 않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연준 독립성 흔들려"…트럼프 압박 공개 비판

파월 의장은 이날 연준의 독립성을 수차례 강조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비판에 대해서도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복적이고 개인적인 공격이 "연준 113년 역사상 전례 없는 일"이라고 규정했다.

특히 "이 같은 공격이 연준이라는 기관 자체를 흔들고 있으며 정치적 요인을 배제한 통화정책 수행 능력을 위협하고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중앙은행의 독립성 훼손이 금융시장 신뢰를 흔들 수 있다는 경고다.

파월 의장은 또 "연준이 앞으로도 정치적 고려가 아닌 철저한 분석에 근거해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우리는 이를 지켜내기 위해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결정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이사회 과반 장악 계획은 당분간 어려워졌다. 현재 7명으로 구성된 연준 이사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인사는 크리스토퍼 월러와 미셸 보먼 등이다.
여기에 케빈 워시가 차기 의장으로 취임하더라도 파월 의장이 남아 있는 한 내부 권력 구도는 단기간 내 급격히 재편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29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기준금리를 3.5~3.75%로 동결했다. 사진은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이 지난 1월 28일(현지 시간) 워싱턴 소재 연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29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기준금리를 3.5~3.75%로 동결했다. 사진은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이 지난 1월 28일(현지 시간) 워싱턴 소재 연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