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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도 5월 '매파적 동결' 가능성…중동 전쟁 여파 주시

연합뉴스

입력 2026.04.30 07:36

수정 2026.04.30 07:36

유가 급등에 인플레 우려 고조…성장 하방 리스크도 잠재 1분기 '깜짝 성장'에 한은 전망치 조정 여부 주목
한은도 5월 '매파적 동결' 가능성…중동 전쟁 여파 주시
유가 급등에 인플레 우려 고조…성장 하방 리스크도 잠재
1분기 '깜짝 성장'에 한은 전망치 조정 여부 주목

국민의례 하는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출처=연합뉴스)
국민의례 하는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출처=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임지우 이도흔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세 차례 연속 동결한 가운데 국내 통화정책도 셈법이 복잡하다.

중동 전쟁 전개 방향과 그에 따른 성장·물가 충격을 예단하기 어려운 만큼 다음 달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결정은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동결'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급반등과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맞물리면서 한은이 당장은 동결 기조를 유지하더라도 하반기 이후 인상 카드를 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이 고개를 든다.

◇ 연준, 3연속 금리 동결…"인플레이션 높은 수준"
연준은 28∼29일(현지 시각)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연 3.50∼3.75%로 유지했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지난해 9·10·12월 3연속 인하 이후 올해 1·3·4월 동결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연준은 성장 지표가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중동 전쟁 여파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점을 고려했다.

연준은 이번 금리 동결 배경과 관련, "인플레이션은 높은 수준이며, 이는 부분적으로 최근 글로벌 에너지 가격 상승을 반영한 것"이라며 "중동 지역의 정세 변화는 경제 전망에 대한 높은 불확실성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지표들은 경제 활동이 견조한 속도로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일자리 증가는 평균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해 왔으며, 실업률은 최근 몇 달간 거의 변동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연준 결정에는 4명이 기준금리 동결에 반대하는 소수 의견을 냈다. 공식 반대 의견이 4명이나 나온 것은 1992년 10월 이후 약 34년 만이었다.

중동 전쟁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가늠하기 어려운 가운데 그만큼 금리 경로에 불확실성도 커졌다고 볼 수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번 회의를 끝으로 임기를 마친다. 이날 FOMC 결과 발표를 앞두고 미연방 상원 은행위원회는 케빈 워시 연준 의장 후보 인준안을 의결했다.

[그래픽] 경제성장률 추이 (출처=연합뉴스)
[그래픽] 경제성장률 추이 (출처=연합뉴스)

◇ 성장 하방 압력·물가 상방 압력 교차 속 관망
한은 금통위도 다음 달 28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8연속 동결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현 상황이 중동 전쟁 영향에 따라 성장은 하방 압력을, 물가는 상방 압력을 받는 국면이라고 판단한다. 경기를 떠받치기 위해선 금리 인하가, 물가 안정을 위해선 금리 인상이 각각 필요한 만큼 섣불리 방향을 결정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8.80(2020년=100)으로 1년 전보다 2.2% 상승했다. 국제 유가 급등에 석유류가 9.9% 뛰어 전체 물가를 0.39%포인트(p) 끌어올렸다.

생산자물가지수도 125.24로, 전월보다 1.6% 올랐다. 석탄 및 석유제품이 31.9% 올라 외환위기 때인 1997년 12월(57.7%) 이후 가장 크게 상승했다.

한은은 "4월 이후 소비자물가는 국제 유가의 큰 폭 상승의 영향으로 오름폭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경제 심리는 급속히 얼어붙었다. 3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7.0으로 전월보다 5.1p 내렸다. 비상계엄 사태 당시 2024년 12월(-12.7p) 이후 최대 폭 하락이었다.

이에 대응해 정부는 26조2천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집행하고 있다. 추경이 올해 성장률을 0.2%p 정도 높일 것이라는 게 한은 분석이다.

최근 공개된 지난달 10일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한 위원은 "중동 지역의 상황, 경제의 성장 경로 및 물가 추이를 지켜보고 향후 기준금리 변경 여부를 고려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다른 위원은 "일단은 '두고 보자'(wait-and-see)는 자세로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언급했다.

◇ 반도체 호황에 금리 인상론…신현송 '데뷔전' 관심
시장의 관심은 이미 금통위의 하반기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쏠려있다. 물가 안정이 우선순위로 떠오른 가운데 성장 전망이 개선된 데 따른 반응이다.

애초 한은은 지난달 10일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국내 경제는 반도체 수출 호조 및 추경에도 에너지 가격 상승 및 공급 차질 영향으로 성장세가 예상보다 둔화하면서 올해 성장률이 지난 2월 전망치(2.0%)를 하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불과 10여일 이후 발표된 1분기 성장률 속보치는 1.7%에 달해 한은 전망치(0.9%)의 두 배에 가까웠다. 중동 전쟁 영향이 아직 본격화하지 않은 가운데 반도체 수출 호조가 '깜짝 성장'을 견인한 결과였다.

이에 JP모건이 3.0%, 씨티가 2.9%, 골드만삭스가 2.5%, 노무라가 2.4% 등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일제히 상향 조정하며 금리 인상론에 무게를 실었다.

한은이 다음 달 28일 발표하는 수정 경제전망에서 기존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가능성은 거의 사라졌다는 게 지배적 관측이다. 오히려 상향 가능성이 열린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신현송 한은 총재가 취임 후 첫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어떤 기조를 나타낼지도 관심사다.

신 총재는 지난 1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물가와 성장이 상충하면 항상 무게 중심을 어디에 두느냐 문제가 중요한 것 같다"며 "지금 상황에서는 물가가, 특히 한국처럼 유가에 이렇게 민감한 경제에서는 유가 충격이 상당히 큰 만큼 물가에 무게를 두겠다"고 밝혔다.


기준금리 결정까지 한 달가량 남은 만큼 중동 전쟁 상황에 따라 금통위 결정도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hanj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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