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4·3 영화 '내 이름은', 베를린 이어 우디네 극동영화제 경쟁부문 초청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이탈리아 공식 상영서 박수·환호
"균형 잡힌 서사로 세계 관객 공감"
국내 개봉 2주 차 16만 관객 돌파
대통령 내외·문화예술계 릴레이 관람
학생 단체 관람 문의도 이어져

이재명 대통령 부부, 영화 '내 이름은' 정지영 감독·염혜란 배우 등과 함께 무대 인사를 하고 있다. 제주4·3을 소재로 한 장편영화 '내 이름은'이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부문에 이어 이탈리아 우디네 극동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영화는 4월 29일 우디네 누오보 조반니 극장에서 공식 상영됐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 부부, 영화 '내 이름은' 정지영 감독·염혜란 배우 등과 함께 무대 인사를 하고 있다. 제주4·3을 소재로 한 장편영화 '내 이름은'이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부문에 이어 이탈리아 우디네 극동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영화는 4월 29일 우디네 누오보 조반니 극장에서 공식 상영됐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4·3을 다룬 장편영화 '내 이름은'이 해외 영화제와 국내 극장가에서 동시에 주목받고 있다.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부문 초청에 이어 이탈리아 우디네 극동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면서 제주4·3의 기억이 세계 관객과 만나는 흐름으로 확장되고 있다.

제주4·3평화재단은 재단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공동 추진한 '4·3 영화 시나리오 공모'를 통해 제작된 영화 '내 이름은'이 이탈리아 우디네 극동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됐다고 30일 밝혔다.

'내 이름은'은 제주4·3을 소재로 한 장편영화다. 지난 4월 15일 국내 개봉 이후 관객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앞서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부문에 공식 초청된 데 이어 4월 24일 개막한 우디네 극동영화제 경쟁부문에도 이름을 올렸다.

우디네 극동영화제는 유럽에서 아시아 영화를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대표 영화제 가운데 하나다. 한국, 일본, 중국, 동남아 등 아시아권 작품을 유럽 관객에게 연결하는 창구 역할을 해 왔다. '내 이름은'의 초청은 제주4·3을 지역사의 비극에 가두지 않고 국가폭력, 기억, 가족, 화해라는 보편적 주제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영화는 4월 29일 이탈리아 우디네 누오보 조반니 극장에서 공식 상영됐다. 상영 후 객석에서는 긴 박수와 환호가 이어졌다고 재단은 전했다.

영화제 측은 '내 이름은'을 "안정된 완성도를 유지하는 수작"으로 평가했다. 사브리나 바라체티 우디네 극동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균형 잡힌 서사가 전 세계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작품"이라고 밝혔다. 정지영 감독은 관객과 영화제 측의 반응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국내에서도 관람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내 이름은'은 전국 극장에서 상영되며 단체 관람과 릴레이 상영으로 확산됐다. 영화는 제주4·3의 상처와 가족의 기억을 세대를 잇는 이야기로 풀어내며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하고 있다.

'430인 릴레이 상영회'도 눈길을 끈다. 릴레이 상영은 이재명 대통령 내외의 관람을 시작으로 박중훈 배우와 여성영화인모임, 채윤희 전 영상물등급위원회 위원장이 참여하며 확산됐다.

천주교 제주교구 문창우 주교와 임문철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도 동참했다. 강요배 화백, 강영진 김만덕기념관장, 김동범·부지영 감독 등 문화예술계 인사들도 참여하며 연대의 흐름을 이어갔다. 고두심 배우, 장항준 감독, 윤태호 작가 등 각계 인사의 관람도 이어졌다. 릴레이 상영은 특정 세대나 분야에 머물지 않고 정치권, 종교계, 문화예술계, 시민사회로 넓어지고 있다.

관객 반응도 수치로 확인되고 있다. 재단에 따르면 '내 이름은'은 개봉 2주 차에 16만 관객을 돌파했다. 학생 단체 관람 문의도 이어지면서 영화가 제주4·3 교육 콘텐츠로 활용될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다.

제주4·3은 오랫동안 지역사회 안에서 기억돼 온 역사였지만 최근에는 문학, 영화, 전시, 기록유산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국내외 관객과 만나고 있다. 영화 '내 이름은'의 해외 영화제 초청과 국내 릴레이 상영은 4·3의 기억이 피해와 추모에 머물지 않고 공감과 교육, 문화적 성찰의 장으로 넓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릴레이 상영 확산을 기념해 공개된 모자 포스터도 작품의 정서를 압축한다. 주인공 영옥 역의 신우빈과 정순 역의 염혜란 배우가 애틋한 교감을 나누는 장면을 담았다. "나의 1998년과 어멍의 1949년이 마침내 맞닿는 순간"이라는 문구는 78년의 시간을 건너 서로의 삶과 기억을 이해하게 되는 영화의 핵심 서사를 보여준다.

제주4·3평화재단은 '내 이름은'이 과거의 기억을 현재의 이야기로 확장하며 국내외 관객과 제주4·3의 의미를 공유하는 계기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문철 재단 이사장은 "영화가 대통령부터 학생에 이르기까지 전 세대의 공감을 이끌어내며 대한민국 극장가에 4·3의 기억을 상징하는 동백꽃을 피워내고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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