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외에 다른 업종까지 번져
李 대통령 "책임·연대 의식 필요"
李 대통령 "책임·연대 의식 필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에서 시작된 성과급 갈등은 다른 기업들에서도 표출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LG유플러스도 성과급을 늘려달라고 사측에 요구하고 나섰다.
이익을 많이 내는 일부 대기업의 성과급 문제가 거기서 끝나지 않고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며 노사 갈등을 키우고 있다. 특히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하청 노조가 원청에 교섭을 요구할 통로가 열리면서 하청 노조들까지 성과급 요구에 가세하는 모양새다.
SK하이닉스 청주사업장 협력업체 노동자들은 이날 "하청 노동자들에 대한 성과급 차별 지급을 중단하라"며 원청에 직접 교섭을 요구하고 나섰다. 성과급 문제가 노사 갈등만 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노노 갈등을 조장하고 있는 것이다. 원청 노조가 하청 노조의 성과급 요구를 반가운 시선으로 바라볼 리 만무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나만 살자가 아니고, 노동자 모두가, 국민 모두 함께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책임 의식, 연대 의식도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국민 모두가 가족 중에 누군가는 노동자, 누군가는 사용자, 넓게 보면 모두가 똑같은 대한민국 구성원이라 생각하고 역지사지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성과급 문제는 일부 업황이 좋은 반도체 기업들에서 마무리되면 다행이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기업들은 저마다 연봉의 절반 이내로 정한 삼성전자처럼 성과급의 상한선을 규정하고 있는데, 많은 기업들의 노조가 상한선 폐지를 들고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더욱이 하청 노조까지 제 몫을 달라고 나선다면 원청 기업은 걷잡을 수 없는 혼란과 피해에 직면할 것이다.
기업으로서는 굳이 많은 이익을 내려고 애쓸 이유가 없어진다. 많이 벌어봐야 미래를 위한 투자에 투입할 재원이 늘어나지는 않고 성과급 지급으로 빠져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파업을 볼모로 한 노조의 위세에 기업이나 기업주는 마땅히 대응하고 맞설 수단이 없다. 그렇다고 사업장을 폐쇄할 수도 없고 엄청난 손실을 초래할 파업 돌입을 두고만 볼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이다.
이 대통령의 지적은 조금도 틀린 대목이 없다. 이미 억대의 연봉을 받는 이른바 '귀족노조' 구성원들이 상궤를 벗어난 무리한 요구를 함으로써 다른 노동자는 물론 전체 국민에게까지 위화감과 피해를 줄 수 있음을 짚은 것이다.
1일은 노동절이다. 노동자의 권익과 복지를 향상시키자는 뜻에서 제정된 기념일이다. 노동자는 다만 일부 최상위 기업 노조 가입자만이 아니다. 다른 노동자와의 상생과 형평을 조금이라도 고려하고 있는지 스스로 따져봐야 한다. 나만 잘살면 된다는 이기심을 버려야 한다. 기업이 살아야 노조도 산다. 그보다 먼저 나라경제와 미래의 발전을 생각해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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