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대법 "버스 상여금은 통상임금"… 소급분만 3000억 육박

이창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30 18:15

수정 2026.04.30 18:14

서울시·동아운수 노사소송 판결
노조측 주장 손들어줘 수당 상승
시, 손실보전 지원금 부담 급증
기존 8000억서 1조까지 올라
상반기 추경 1000억 효과 미미
서울 시내버스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한 지난 1월 서울의 한 공영차고지에 운행을 멈춘 시내버스들이 주차되어 있다. 뉴시스
서울 시내버스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한 지난 1월 서울의 한 공영차고지에 운행을 멈춘 시내버스들이 주차되어 있다. 뉴시스
서울 시내버스 노사 갈등의 핵심으로 꼽힌 '통상임금' 분쟁을 두고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같은 법리가 시내버스 업계에 적용될 경우 관련 종사자들이 소급해 받아야 하는 임금만 약 3000억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준공영제' 상 적자분을 메워야 하는 서울시 입장에서는 이미 8000억원대까지 치솟은 부담금이 1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우려도 커졌다.

30일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전·현직 동아운수 운전기사 및 그 유족 97명이 사측을 상대로 제기한 임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확정하고, 산정 방식에 대한 원심을 일부 파기해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서울 시내버스 노사는 지난 1월 임금·단체협약(임단협)을 타결하면서 임금 2.9% 인상에 합의하며 임금 체계 개편은 동아운수 법원 판결을 기다리기로 했다.



이번 판결로 서울 시내버스 노사 갈등에서 노조 측이 주장한 논리가 대부분 받아들여졌다는 분석이다. 단순히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받은 것을 넘어, 수당을 계산하는 방식에 있어서도 대법원이 근로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시는 버스 회사의 수입이 적정 비용(표준운송원가)보다 적으면 그 차액을 전액 시비를 투입해 메우고 있다. 이번 판결로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면 통상시급은 약 15~20% 오를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이 시급을 기준으로 계산되는 연장·야간·휴일근로 수당도 연쇄적으로 오르게 된다.

근로시간 산정 역시 노조 측의 입장에 가깝게 적용될 것으로 점쳐진다. 대법은 '간주 근로시간'보다 짧은 실제 근로시간만큼 수당을 지급하도록 판결한 2심을 뒤집으며 근로자 측의 상고를 수용했다. 보장시간에 의거해 실제 근무시간이 짧더라도 합의된 근로시간에 맞춰 수당을 지급하라는 의미다.

사측은 일반적인 직장인 기준 주 40시간에 주휴시간 8시간을 합쳐 한 달 평균 약 209시간을 기준으로 제시했지만 노조는 서울 시내버스 단체협약에 명시된 176시간을 주장하고 있다. 월급여를 근로시간으로 나눠 산정하는 '통상시급'은 기준 근로시간이 짧을수록 올라간다. 대법 판결이 노조 측 주장에 가까운 만큼 '통상시급' 역시 사측 주장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시는 이미 지난 2004년 준공영제 도입 이후 2022년까지 누적 6조3000억원 가량을 재정지원에 쏟아부었다. 연간 지원 규모도 2020년 1705억원에서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2021년 4561억원, 2022년 8114억원, 2023년 8915억원 등으로 급증했다.

시는 지난해 임금협상 과정에서 노조 측 주장을 모두 받아들일 경우 인건비가 약 2500억~3000억원 오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현 시점의 운영 상황이 이어질 경우 고스란히 부담금이 더해지며 재정지원금이 1조원을 넘어선다는 계산도 나온다.

올해 상반기 추가경정예산에서 버스 지원금 1000억원을 편성했지만 이번 판결로 사실상 적자 감소 효과는 미미한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버스 요금을 100원 올릴 경우 1000억원 가량의 수입이 늘어나 오히려 100~200원 버스비 인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버스 요금은 지난 2023년 8월 1200원에서 1500원으로 오른 뒤 3년째 동결 중이다.


서울 시내버스 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 순간에도 막대한 지연이자와 손해배상금이 쌓여가고 있다"며 "대법 판결에 따른 체불임금을 즉각 청산하라"고 밝혔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