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가족부 '하향 권고안' 확정
5월 중순 국무회의 상정 거쳐 공개
찬성 측 "재범·신종범죄 확산"
13·14세 범죄통계 근거 들어
반대 측 "국제사회 기준에 역행"
낙인효과가 가져올 악순환 우려
지난 2017년 '부산 여중생 집단 폭행' 사건으로 재점화된 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의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다만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나든, 파장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직접 해당 문제를 다뤄야 하는 법조계에서는 찬성과 반대가 여전히 첨예하게 대립 중이다.
5월 중순 국무회의 상정 거쳐 공개
찬성 측 "재범·신종범죄 확산"
13·14세 범죄통계 근거 들어
반대 측 "국제사회 기준에 역행"
낙인효과가 가져올 악순환 우려
성평등가족부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 사회적 대화 협의체(협의체)는 30일 4차 전체회의를 열고 촉법소년 연령 하향에 대한 권고안을 확정했다.
촉법소년 하향 논의는 지난해 12월과 지난 2월 이재명 대통령이 '부산 여중생 집단 폭행' 사건을 언급하며 본격적으로 재점화됐다.
촉법소년 연령 하향과 직접 관련된 법조계는 이를 두고 팽팽하게 맞섰다.
찬성 측은 변화하는 사회에 맞춰 범죄도 진화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맞는 연령 하향도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손정숙 울산지검 검사는 통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13세 아이들과 14세 아이들의 범죄 통계가 거의 차이가 없다"며 "다른 성인범죄와 달리, 소년 범죄는 전체 인구가 줄어들고 있음에도, 범죄 건수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환경 개선과 제도 개선 등을 하고 있지만 실제 지표는 오히려 더 나빠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재범률은 높아지고 디지털성범죄 등 신종 범죄도 심각해지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또 기준 연령을 하향하더라도, 법에 맞는 권리 보호가 이뤄지기 때문에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논리도 있다. 이근우 가천대 법학과 교수는 본지에 "범죄소년이 돼 형사절차인 수사가 시작될 경우 경찰에서 훈방과 경미범죄절차, 검찰의 소년부 송치와 기소유예 절차 등 보호 시스템이 있다"며 "설사 기소한 범죄소년이라도 법원은 소년보호 절차로 넘겨 절차를 진행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13세 청소년이 범죄소년으로 인정되더라도 보호기능은 당연히 들어가고, 오히려 피해자로서도 절차 단계마다 범죄 피해자로서의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반면 측은 소년범죄에 대한 해법이 기준 연령 하향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국가인권위원회 소라미 비상임위원과 노수환 한국형사법학회장, 류병관 한국청소년정책학회장 등 205명은 "소년범죄에 대한 해법은 형사 책임 연령 하향을 통한 처벌 확대가 아니다"라며 UN 아동권리위원회가 형사책임연령을 최소 14세 이상으로 유지할 것을 지속 권고해온 만큼, 국제사회 기준에 역행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냈다.
아울러 낙인 효과가 가져올 장기적 손실도 경고한다. 13세라는 어린 나이에 전과 기록이 남을 경우 사회 복귀가 어려워지고, 결과적으로 더 큰 범죄자로 성장하게 만드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사회가 부담해야 할 치안 비용의 증가로 이어진다는 비판이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변호사는 "아이들은 교육의 대상이고 훈화의 대상이지, 처벌을 하는 것은 어른들이 자신의 책무와 교육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라며 "처벌 만능주의로 문화 자체가 경직돼 좋지 않은 결과를 만들어낸다"고 주장했다.
향후 '수용 인프라'에 대해 우려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소년범이 성인범과 섞여 범죄 수법을 배우는 '범죄 학습'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는 소년 전담 교정 시설의 확충과 전문 인력 양성이 필수적이지만, 이에 대한 예산과 구체적 대책은 여전히 논의의 변두리에 머물러 있다는 취지다. 협의체의 공론화 결과는 국무회의 상정을 거쳐 5월 중순 공개된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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