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한상희 남해인 기자 = 오는 4일로 6·3 지방선거가 30일 앞으로 다가오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의 높은 국정 지지율을 등에 업은 더불어민주당 우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서울 부동산 민심과 영남권 보수 결집, 주요 승부처에서 후보 단일화, 투표율, 중동발 민생 리스크 등이 맞물리면서 일부 접전지에서는 막판까지 변동성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치러지는 전국 단위 선거이자, 12·3 비상계엄으로 인한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치러진 지난해 조기 대선 1년 만에 실시되는 선거다.
현재까진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지속하면서 여권에 유리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한국갤럽이 지난달 28~30일 실시한 조사에서 이 대통령 국정 지지도는 64%를 기록했다.
높은 대통령 지지율은 정권 안정론으로 이어지며 여당에 유리한 구도를 만들고 있다. 같은 조사에서 지방선거에서 여당 승리를 기대한다는 응답은 46%로, 야당 승리 기대 응답 30%를 16%포인트(p) 앞섰다. (무선 전화면접조사 방식,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집권 초반에 치러지는 선거는 국민들이 대통령과 여당을 밀어주려는 정권 안정론이 작동한다"며 "현재는 이 대통령 지지율이 취임 초기보다 높아졌고, 국민의힘은 내부 갈등과 뺄셈 정치가 계속되면서 여야 격차가 더 벌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선거일까지 한 달이 남은 만큼, 여당 우세 구도가 굳어진 것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여권발 설화·비위 리스크는 중도층 이탈과 보수층 결집을 자극할 수 있고, 국민의힘이 남은 기간 쇄신 이미지를 만들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지역별로는 서울과 영남권이 주목된다. 서울의 핵심 변수는 부동산이다. 최근 여론조사상 정원오 민주당 후보가 10%p가량 앞서는 흐름이지만, 지난해 대선 당시 서울에서 이 대통령과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간 득표율 격차(47.13% vs 41.55%)는 전국 평균(49.42% vs 41.15%)보다 작았다. 막판 세금 등 부동산 이슈가 정부 견제론과 결합할 경우 여권 우세 흐름이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장기보유특별공제 폐지 논란과 5월 종합소득세 신고, 오는 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등은 모두 서울 부동산 민심을 자극할 수 있는 사안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서울은 고가 주택 비중이 높기 때문에 부동산 세제 이슈가 분노 투표를 자극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영남권에서는 보수층의 결집이 얼마나 이뤄지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대구는 김부겸 민주당 후보의 개인 경쟁력으로 민주당이 이례적으로 우세한 흐름을 보이고 있고, 부산 역시 전재수 민주당 후보가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는 조사들이 잇따르고 있다.
다만 대구의 경우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지역 특성상 선거가 임박할수록 보수층 결집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특히 대진표 확정 전 조사에서 크게 벌어졌던 격차가 최근 좁혀지는 양상을 보이면서 '샤이보수'의 향배에 관심이 쏠린다.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부산 역시 막판 보수 결집 가능성은 변수로 남아 있다.
"한 달은 충분한 시간"…서울·부산·대구 격전지 막판 변동성 주목
후보 간 단일화 여부도 주요 승부처의 막판 변수로 꼽힌다. 경기지사 선거에서는 추미애 민주당 후보가 과반 지지율로 앞서가는 가운데, 국민의힘 후보와 조응천 개혁신당 후보의 단일화 여부가 야권의 반전 카드로 거론된다.
후보 단일화는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재보궐 선거에서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경기 평택을에서는 내리 3선을 한 유의동 전 의원이 국민의힘 후보로 나섰고, 김용남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김재연 진보당 대표 등 범여권 인사들이 몰리면서 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 후보 간 교통정리 가능성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현재 이들은 후보 단일화에 거리를 두고 있지만, 보수 진영이 결집하고 선거가 막바지에 다다를수록 범여권 후보 간 단일화에 대한 요구는 커질 전망이다.
또 다른 재보선 지역인 부산 북갑은 단일화 변수의 파급력이 가장 큰 지역으로 꼽힌다. 민주당이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을 내세운 가운데, 국민의힘 후보와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한동훈 전 대표 간 3파전 구도가 유력한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과 이영풍 전 KBS 기자 간 경선을 통해 최종 후보를 선출한다.
결국 부산 북갑 보궐선거는 보수 표심 분산 여부가 승패를 가를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선거가 다가올수록 보수 진영 내 단일화 압박은 커질 전망이다.
투표율도 막판 변수다. 다만 단순히 투표율이 높으면 민주당, 낮으면 국민의힘이 유리하다는 식의 공식은 적용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신 교수는 "이번에는 중도보수층 일부가 국민의힘에 실망해 아예 투표장에 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결국 투표율은 어느 진영 지지층이 더 강하게 결집하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전망이다. 대구·경북 등 보수 강세 지역에서 투표율이 높아질 경우 보수 결집 신호로 읽힐 수 있지만, 서울 등 수도권에서는 부동산·세제 이슈에 따른 분노 투표인지, 정권 안정론에 따른 여당 지지층 결집인지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
최근 이슈로 부상한 여당 주도 특검법안도 변수 요인이 될지 주목된다.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 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특위)의 활동 내용을 바탕으로 특검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해당 특검법엔 특검이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취소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국민의힘 등 보수 야권이 맹공을 퍼붓고 있다. 야권은 특검법을 둘러싼 논란을 이번 지방선거에서 적극 이슈화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동발 위기와 트럼프발 대외 리스크도 잠재 변수다. 중동 전쟁 장기화가 유가·물가·금융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경우 정부 책임론이 부상할 수 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측하기 어려운 정책 결정이 에너지 가격이나 한미관계 이슈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대외 리스크가 선거 구도를 좌우할 핵심 변수라기보다는 막판 민심을 흔들 수 있는 외부 변수에 가깝다고 봤다.
전문가들은 남은 한 달이 지방선거 판세를 흔들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라고 본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한국 정치에서 한 달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며 "민주당이 추락하면 얼마든지 추락할 수 있고 국민의힘이 반전 기회를 찾으면 얼마든지 반전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했다. 이어 "수도권이나 부산 같은 접전지에서는 3~5%포인트로도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결국 이번 지방선거는 이 대통령의 높은 국정 지지율이 만든 여당 우세 구도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서울의 부동산 민심, 영남의 보수 결집, 격전지 단일화와 투표율 등이 맞물릴 경우 마지막까지 승패를 예단하기 어려운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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