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 MZ세대 사이에서 자신의 출생 연도에 제작된 빈티지 명품백을 구매하는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미국 MZ사이에서 이른바 '생일 가방'(birthday bag)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이는 패셔니스타들이 주도하는 트렌디한 움직임으로, 이들은 자신들이 태어난 해에 출시된 명품 브랜드 핸드백으로 자신에게 선물하고 있다.
'생일 가방' 유행은 최근 명품 브랜드 가격이 급등한 상황에서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빈티지 명품 브랜드 제품을 구매할 수 있으며, 자신이 태어난 해에 출시된 명품 제품을 구입해 생일을 색다르게 기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UX 디자이너 찰리 라운드힐(29)은 자신이 태어난 해인 1996년에 출시된 프랑스 명품 브랜드 크리스찬 디올(Dior)의 '레이디 디올'(Lady Dior) 가방을 소개하며 "나와 같은 해에 만들어진 가방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 둘 다 올해 서른 살이 되는데,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서 나름의 개성도 있다"며 "작은 흠집이나 불완전한 부분은 신경 쓰지 않는다. 오히려 가방에 얽힌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흥미롭다"고 했다.
라운드 힐은 틱톡에 최근 생일 선물로 받은 1996년산 셀린느 맥아담 코팅 캔버스 백을 소개하는 영상을 올렸고, 해당 영상은 조회수 560만회 이상을 기록하며 화제가 됐다. 해당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댓글에 1988년 루이비통 스피디, 1975년 두니앤버크 토트백 등 각자의 '생일 가방'을 공유하기도 했다.
미국 뉴욕에 거주하는 딜런 크리스틴(26)도 자신의 생일을 맞아 1999년 출시된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Hermes) '켈리백'을 구매했다고 밝혔다.
약 8500달러(약 1254만원)에 빈티지 켈리백을 구입했다는 그는 "내가 태어난 해에 만들어진 가방이라는 사실이 운명처럼 느껴졌다"며 "오랜 세월 열심히 일한 저 자신에게 주는 선물로 샀고, 나중에 자녀와 손주들에게 물려줄 생각"이라고 전했다.
한편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빈티지 명품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된 점도 '생일 가방' 트렌드 확산에 영향을 줬다. 아마존 등 온라인 커머스에서 인증된 중고 명품을 판매하는 창구가 늘면서 소비자들의 접근성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중고 명품 플랫폼 '더 리얼리얼'은 사용 흔적이 있는 가방에 대한 수요가 최근 45% 증가했다고 밝으며, 비즈니스 오브 패션(BoF)에 따르면 중고 패션 시장은 오는 2027년까지 신제품 시장보다 2~3배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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