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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필코 뺀다" 비만주사 오래 쓰면…대사기능 망친다

뉴시스

입력 2026.05.03 01:01

수정 2026.05.03 01:01

GLP-1 치료 시 전신 대사 재편 기전 융합 분석 영양 제한 상태서 산화 환원 대사 병목 현상
[서울=뉴시스] 식욕 억제 를 위해 GLP-1 계열 주사를 장기간 투여하면 전신 대사 기능이 불안정해질 수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사진= 유토이미지 제공)
[서울=뉴시스] 식욕 억제 를 위해 GLP-1 계열 주사를 장기간 투여하면 전신 대사 기능이 불안정해질 수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사진= 유토이미지 제공)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위고비나 마운자로 등 전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는 비만치료제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 계열 주사를 장기 투여할 경우 전신 대사 기능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GLP-1 계열 비만치료제는 식욕을 억제해 체중 감량 효과를 낸다. 그러나 약을 장기간 사용할수록 지방뿐 아니라 근육량이 함께 감소하고 영양 불균형이 생기는 부작용이 꾸준히 보고돼 왔다.

3일 의료계에 따르면 백선하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팀(유지현 박사과정), 노종렬 분당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팀, 이재왕 로그싱크 연구원 공동 연구팀은 GLP-1 치료와 관련된 120여 편의 최신 임상 관찰 결과 및 생물학적 기전 데이터를 '에너지 대사 흐름'이라는 새로운 관점으로 융합 분석한 리뷰 논문을 최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단순히 비만약의 체중 감소 효과를 살피는 데 그치지 않고, 다각적인 문헌 분석을 통해 대사적 한계 상황이 발생하는 원인을 추적했다.



연구팀은 약물 투여 시 나타나는 근육량 감소 등의 '임상 관찰 결과'와 미토콘드리아 대사 변화 같은 세포 단위의 '생물학적 기전'을 상호 연결했으며, 비만·노화·칼로리 제한 등 유사한 대사 스트레스 환경을 다룬 연구들을 역추적해 비만약 투여 시의 신체 적응 과정을 논리적으로 통합 분석했다.

나아가 이처럼 흩어져 있던 방대한 데이터를 ‘에너지 대사 흐름’이라는 새로운 하나의 이론적 틀로 엮어냈다. 그 결과, 약물 복용으로 식사량이 줄어 영양분이 만성적으로 제한되는 에너지 흐름 제한 상태에서 우리 몸이 겪는 대사적 한계 상황의 실체를 개념화해 제시했다.

비만약으로 탄수화물 공급이 만성적으로 급감하면, 인체는 생존을 위해 쌓여있던 지방을 태워 에너지를 만들며 이 과정에서 활성산소(산화 스트레스)가 필연적으로 급증한다. 쏟아지는 산화 스트레스를 해독하려면 체내 '항산화 방어 시스템'이 쉴 새 없이 가동돼야 하지만, 식사량 감소로 인해 방어 시스템을 재생할 체내 자원마저 부족해진다.

연구팀은 이처럼 늘어난 산화 요구량을 몸의 해독 능력이 따라가지 못해 발생하는 대사적 한계 상태를 '산화 환원 대사의 병목현상'이라고 지목했다.

연구팀은 이 같은 자원 분배의 불균형이 심화됨에 따라, 우리 몸의 대사 안정성을 지탱하는 4가지 핵심 요소(▲NAD⁺/NADPH 대사 ▲단백질 및 아미노산 ▲미량영양소 ▲담즙산 및 지용성 비타민)의 기능이 연쇄적으로 무너진다고 설명했다.

먼저 활성산소를 처리하는 핵심 조효소(NAD+)가 방어 시스템에 과도하게 소모되면서 체내 산화 환원 균형이 붕괴된다.

또 항산화 방어와 근육 유지에 공통으로 쓰여야 할 단백질마저 고갈되어 심각한 근육 손실이 가속화되며, 에너지 공장을 돌리는 촉매제인 필수 미량영양소 결핍으로 체내 효소 기능이 현저히 저하된다. 나아가 위장관 및 담즙산의 기능 변화로 인해 음식을 먹어도 필수 영양분이 제대로 흡수되지 않는 상태에 빠진다는 것이다.

이에 연구팀은 무분별하고 비체계적인 영양 보충을 경계하며, 환자별 대사 상태에 맞춘 구조화된 영양 관리 접근과 4가지 통합 임상 관리 지표를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약물 투여 중 ▲단순 체중이 아닌 ‘근육량 변화’ 추적 ▲근육 유지를 위한 적정 단백질 섭취량 점검 ▲효소 기능을 돕는 철분·마그네슘 등 필수 미량영양소 확인 ▲대사 안정성을 가늠하는 산화 환원 지표(NAD⁺ 등 체내 항산화 조효소) 모니터링을 정기적으로 병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백선하 서울대병원 교수는 "GLP-1 치료는 효과적인 체중 감소를 유도하지만, 동시에 인체를 만성적인 에너지 공급이 제한된 상태로 전환시킨다"며 "단순한 체중 변화를 넘어 전신 대사 안정성을 핵심으로 두는 비만 치료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종렬 분당차병원 교수는 "약물 투여로 체내 대사 환경이 근본적으로 바뀌는 상황에서는 영양 공급과 대사 처리 능력 간의 균형이 치료의 안정성과 지속성을 결정한다"며 "치료 과정에서 환자별 대사 상태를 능동적으로 살피는 통합적 임상 관리 전략이 필수"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서울대병원·분당차병원·로그싱크의 산학협력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비만 및 대사질환 분야의 국제학술지 '커런트 오비시티 리포트'(Current Obesity Reports)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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