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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생명수 지하수 오염 막는다… 방치 관정 복구 예산 3배 늘려 원천 차단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03 11:57

수정 2026.05.03 11:57

올해 3억원 투입해 복구 확대
상반기 21개소 우선 원상복구
제주시 10개소·서귀포시 11개소
지하수 의존도 96% 제주 특수성 반영
미사용 관정 제보·추가 접수 추진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창고천 하류 전경. 제주 지하수는 도민 식수와 농업용수, 먹는샘물 산업의 기반이다. 제주도는 상반기 제주시 10개소와 서귀포시 11개소 등 미사용·방치 관정 21개소부터 복구에 착수한다. /사진=뉴시스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창고천 하류 전경. 제주 지하수는 도민 식수와 농업용수, 먹는샘물 산업의 기반이다. 제주도는 상반기 제주시 10개소와 서귀포시 11개소 등 미사용·방치 관정 21개소부터 복구에 착수한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도가 '섬의 생명수'인 지하수를 지키기 위해 방치 관정 복구 사업을 확대한다. 제주 수자원의 대부분을 지하수에 의존하는 지역 특성상 쓰지 않는 관정 하나도 오염 통로가 될 수 있어 선제 차단에 나선 조치다.

3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올해 사용되지 않거나 방치된 지하수 관정 원상복구 사업에 약 3억원을 투입한다. 지난해 약 1억원을 들여 15개 관정을 복구한 데 이어 올해는 예산을 3배 가까이 늘렸다.

지하수 관정은 땅속 물을 끌어올리기 위해 뚫은 우물 형태의 시설이다.

정상적으로 관리되면 농업용수나 생활용수로 쓰이지만 사용이 끝난 뒤 그대로 방치되면 빗물과 오염물질이 땅속으로 직접 스며드는 통로가 될 수 있다. 제주도가 미사용 관정 원상복구를 수질 관리의 핵심 과제로 보는 이유다.

제주는 하천이나 대형 댐에 기대기 어려운 화산섬이다. 비가 내리면 물이 현무암 지층을 따라 빠르게 스며들고 지하에 머문 뒤 용천수나 지하수로 다시 나온다. 이 구조가 제주 물의 깨끗함을 만들지만 한편으로는 오염에도 취약하다. 한 번 오염된 지하수는 회복에 긴 시간이 걸리고 생활용수와 농업용수, 관광·산업 기반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제주 지하수는 도민 식수와 농업용수의 기반일 뿐 아니라 제주 대표 먹는샘물인 삼다수 등 물 산업과도 맞닿아 있다. 지하수의 청정성과 신뢰가 곧 제주 브랜드 가치와 연결된다. 방치 관정 정비는 작은 시설 복구처럼 보이지만 섬 전체 수자원 관리와 지역 산업의 신뢰를 지키는 일에 가깝다.

제주지역 지하수 관정의 수위를 확인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사용되지 않거나 방치된 관정이 지하수 오염 통로가 되지 않도록 올해 약 3억원을 투입해 원상복구 사업을 확대한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제주지역 지하수 관정의 수위를 확인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사용되지 않거나 방치된 관정이 지하수 오염 통로가 되지 않도록 올해 약 3억원을 투입해 원상복구 사업을 확대한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상반기 복구 대상은 1분기까지 신청된 관정 21개소다. 지역별로는 제주시 10개소, 서귀포시 11개소다. 제주도는 추가 접수를 받아 하반기에도 사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원상복구 절차는 이용종료 신고와 원상복구 동의서 제출, 현장조사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복구 과정에서는 관정 내부를 막고 지표면을 정비해 오염물질이 지하수층으로 흘러들 가능성을 줄인다.

다만 모든 관정이 지원 대상에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 허가받은 사람이 행정명령에 따라 원상복구를 해야 하는 경우, 개발사업 시행 과정에서 복구 의무가 생긴 경우, 공공시설에 해당하는 경우 등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현행 '지하수법'은 지하수 개발·이용 허가를 받은 사람이 관정 원상복구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제주도는 전체 수자원 중 96% 이상을 지하수에 의존하는 지역 여건을 고려해 비용 부담으로 관정이 방치되는 상황을 막기 위한 행정 지원을 이어 왔다.


임홍철 제주도 기후환경국장은 "방치 관정 복구는 제주 지하수 오염을 막는 기본 안전장치"라며 "사용하지 않는 관정이 있으면 적극 제보해 달라"고 말했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