곶자왈·오름·습지 보전 활동 지원
교란종 제거·생태복원·탐방로 정비
권역 단위 촉진구역 시범사업 추진
주민 참여형 환경보전 모델 확산
교란종 제거·생태복원·탐방로 정비
권역 단위 촉진구역 시범사업 추진
주민 참여형 환경보전 모델 확산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 마을이 곶자왈과 오름, 습지 등 생태자산을 직접 돌보고 행정이 그 공익적 가치를 보상하는 생태계서비스지불제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2023년 9개 마을에서 시작한 참여 규모가 올해 25개 마을로 늘면서 주민 참여형 환경보전 정책이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다.
3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올해 생태계서비스지불제 사업에 참여할 25개 마을이 확정돼 지난 4월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지난해 참여 마을 13개보다 12개 마을 늘어난 규모다.
생태계서비스지불제는 자연을 지키는 활동에 공공 보상을 지급하는 제도다.
생태계서비스는 숲과 습지, 오름, 곶자왈이 사람에게 제공하는 공익적 혜택을 말한다. 물 저장, 탄소 흡수, 생물다양성 유지, 경관 제공, 휴식 공간 기능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시장 가격으로 환산하기 어렵지만 도민의 삶과 제주 관광, 지역 브랜드를 떠받치는 핵심 가치다.
제주에서 이 제도가 중요한 이유는 분명하다. 제주의 자연은 행정이 울타리만 세운다고 지켜지지 않는다. 곶자왈과 오름, 습지 상당수는 마을 생활권과 맞닿아 있다. 탐방객 증가, 외래식물 확산, 쓰레기 방치, 무분별한 샛길 이용 같은 문제도 현장에서 가장 먼저 확인하는 주체가 주민이다. 마을 참여가 늘어나는 것은 주민들이 자연보전의 부담만 지는 구조에서 벗어나 관리의 주체로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제주도는 올해 사업 확대를 위해 지난 1월 참여 마을을 공모했다. 모두 29개 마을이 신청했다. 이 가운데 25개 마을이 선정됐다. 지난 3월 생태계서비스지불제계약 추진협의회 심의를 거쳐 활동 유형별 사업비 적정성, 단가 기준, 사업 효과성 등을 종합 검토했다. 선정 마을은 4월 사전교육과 계약 체결을 마치고 사업을 추진 중이다.
올해 활동은 곶자왈과 오름, 습지 등 제주의 핵심 생태자산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생태계교란종 제거, 생태복원, 탐방로 정비 등이 주요 내용이다. 생태계교란종은 토종 식물과 동물의 서식 공간을 위협하는 외래종이나 확산종을 뜻한다. 방치하면 특정 식물이 빠르게 번져 고유 생태계를 약화시킬 수 있다.
제주도는 마을별 사업 추진 과정에서 전문가 컨설팅을 지원한다. 이행점검과 모니터링도 병행해 실제 생태 보전 효과를 분석할 계획이다. 지원금 지급에 그치지 않고 활동의 질과 지속성을 함께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올해는 개별 마을 단위로 흩어진 사업 구조를 보완하는 시도도 시작된다. 제주도는 핵심 생태자산을 권역 단위로 연계·관리하는 '생태계서비스 촉진구역'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올해 1억원을 투입해 사업 모델을 구체화하고 운영 성과를 검증한다. 이후 2027년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협의해 본격 사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권역 단위 관리는 제주 자연의 연결성을 고려한 접근이다. 곶자왈과 오름, 습지는 행정구역이나 마을 경계로 끊기지 않는다. 생태축을 따라 이어지는 만큼 여러 마을이 함께 관리해야 보전 효과가 커진다. 촉진구역 시범사업은 마을별 활동을 묶어 더 넓은 생태 관리 체계로 확장하려는 단계다.
제주형 생태계서비스지불제는 2023년 이후 현재까지 모두 66개 마을이 참여했다. 연도별로는 2023년 9개 마을, 2024년 19개 마을, 2025년 13개 마을, 2026년 25개 마을이다. 제주도는 2025년 기후에너지환경부 주관 전국 최우수상과 한국지방정부학회 주관 정책대상 최고상인 대상을 받으며 제도 성과를 인정받았다.
참여 마을 증가에는 실질적 이유도 있다. 마을은 생태자산 관리 활동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받고 주민 일자리와 공동체 활동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행정은 현장 관리 사각지대를 줄일 수 있다. 관광객과 도민은 더 건강한 자연환경을 이용할 수 있다. 자연보전과 지역공동체, 관광 기반을 함께 살리는 구조라는 점에서 마을의 관심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임홍철 제주도 기후환경국장은 "생태계서비스지불제는 도민의 자발적 참여를 바탕으로 자연환경을 보전하고 공익적 가치를 보상하는 제도"라며 "민간 참여 확대와 제도 고도화로 지속가능한 청정 제주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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