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쿠팡과 네이버가 K패션 브랜드를 빠르게 흡수하며 유통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무신사 등 전문 플랫폼 중심이었던 온라인 패션 유통 구조가 종합 플랫폼으로 급격히 확장되는 추세다.
3일 글로벌 리서치 기관 깃넉스에 따르면 국내 패션 시장은 약 50조원 규모로, 이커머스 비중은 35% 이상이다. 온라인 중심 소비 구조가 완전히 안착하면서 이제는 종합 플랫폼까지 패션 브랜드 유치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네이버다.
쿠팡도 올해 1월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를 시작으로 4월 마르디 메크르디, 지난해 11월 유아동 브랜드 베베드피노를 잇달아 입점시키며 카테고리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초기에는 브랜드 이미지 등을 고려해 입점을 신중히 검토하는 분위기였지만, 최근에는 판매 효과를 바탕으로 입점을 확대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쿠팡의 높은 이용자 기반을 바탕으로 비의도적 노출이 구매로 이어질 수 있는 데다 빠른 배송과 간편한 반품 구조까지 더해지면서 브랜드 입장에서는 판매 확대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의류는 착용 후 판단이 필요한 특성상 반품 편의성이 중요한데 쿠팡은 간편한 반품 시스템을 통해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있다.
플랫폼의 성격에 따라 입점 브랜드들의 채널 활용법도 달라지고 있다. 네이버는 강력한 검색과 콘텐츠, 멤버십을 바탕으로 브랜드 팬층을 관리하고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는 '마케팅 채널'로 활용되고 있다. 반면, 쿠팡은 대규모 이용자 기반과 빠른 배송을 앞세워 판매량을 끌어올리는 '판매 채널'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결과적으로 패션 특화 플랫폼에서 인지도를 쌓은 브랜드들이 성장 단계에 따라 판매량 확대와 고객 확보를 위해 종합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셈이다.
플랫폼과 유통사들의 브랜드 육성 경쟁도 확대되는 분위기다. 지그재그는 인디 브랜드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가동하며 신생 브랜드 발굴에 나서고 있고, 네이버는 콘텐츠·광고뿐 아니라 금융 지원까지 확대하며 브랜드 유치에 나서고 있다. '아틀리에 오니르', '로토코', '로지레이어' 등 신생 브랜드들이 네이버 노크잇에 단독 입점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도 성수동 팝업을 통해 샌드사운드, 시프트지 등 신생 브랜드를 선보이며 시장 반응을 테스트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패션 브랜드들이 특정 플랫폼에 의존하기보다 채널별 타깃과 운영 목적을 나눠 활용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멀티채널 전략이 확산되면서 플랫폼과 브랜드의 관계도 단순 입점을 넘어 각 채널 특성에 맞춰 브랜드 이미지와 마케팅 방향을 함께 설계하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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