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주독 미군 철수 아닌 '대러' 미사일 전력 배치 번복이 진짜 위험"

뉴시스

입력 2026.05.03 13:13

수정 2026.05.03 13:13

"유럽 주둔 미군, 은혜 모르는 유럽인에게 주는 자선 기부 아냐" "독일 주둔 미군, 독일 방어 아닌 미군 글로벌 작전 위해 배치" "트럼프, 전임 바이든 행정부서 약속한 대러 미사일 배치 번복"
[더빌리지스=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 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더빌리지스의 한 공립학교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6.05.02.
[더빌리지스=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 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더빌리지스의 한 공립학교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6.05.02.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독일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독일 주둔 미군 5000명 감축을 '상징적'이라고 평가 절하하고 있지만 대서양 동맹의 분열 심화는 유럽의 경제와 안보를 위험에 노출 시킬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독일 타게스슈피겔에 따르면 독일 정부 내부에서는 주독 미군 일부 철수로 독일 안보가 위협 받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다. 트럼프 행정부가 감축을 예고한 5000명은 독일 주둔 미군 39000명의 16% 수준이다.

타게스슈피겔은 "독일 정부의 침착한 태도는 이해할 만 하다"며 "철수 이후에도 독일에는 여전히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미군이 주둔한다"고 보도했다. 이어 "미국은 독일에서 영구적으로 대규모로 철수하는 것을 감당할 수 없다"며 "독일내 거점은 미국인에게 너무 중요하다"고 했다.



독일 바이에른 그라펜뵈르에는 미국 본토를 제외하면 가장 큰 미군 훈련장이 있다. 슈투트가르트에는 미군 유럽사령부(EUCOM)과 아프리카사령부(AFRICOM) 본부가 있다. 라인란트팔츠 란트슈툴에는 해외 최대 미군 병원이 있다.

카를로 마살라 뮌헨 연방 군사대학 교수는 "5000명 철수는 실질적이 아닌 상징적인 성격"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부대들은 미국으로 돌아가는가, 동유럽에 배치되는가"라며 "후자라면 역설적 상황이다. 러시아에 가깝게 가기를 원하지 않았던 트럼프 대통령이 그렇게 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영국 가디언도 독일 내 미군 기지들의 역할은 냉전 이후 근본적으로 변했다면서 이들 기지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이란 등 미군 작전에 필수적인 전진 배치 기지이자 물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제프 라트케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미국-독일 연구소 교수는 "유럽 주둔 미군은 은혜를 모르는 유럽인들에게 주는 자선 기부가 아니다"며 "미국의 군사적 도달 범위를 확장하는 도구"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은 유럽 방어를 돕고 유럽은 미국의 전세계 군사 작전을 위한 기반시설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철군 규모는 일반적인 순환 배치 규모 대비 많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이 첫 임기 때 밀어 붙였던 1만2000명 감축안보다 훨씬 작은 규모라고 보도했다. 독일 주둔 미군 대부분은 전세계 미군 작전을 지원하는 인력이지 독일을 보호하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고도 했다.

다만 병력 철수가 아니라 토마호크(순항 미사일)와 다크 이글(극초음속 미사일) 등 재래식 원거리 공격 무기 배치 번복에 따른 대(對)러시아 억지력 공백이 유럽의 안보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들 무기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유럽의 억지력 강화를 위해 배치하기로 했다.

마살라 교수는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이 2024년 6월 합의한 토마호크와 다크 이글의 독일 배치가 이제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이 문제"라며 "이는 재래식 능력 공백을 야기해 러시아에 대한 억지력을 약화시킨다. 독일의 안보 이익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독일 국방부 고위 관료 출신인 니코 랑게도 WSJ에 "트럼프 행정부가 이 합의 이행을 한 번도 약속한 적이 없었기에 독일도 지키지 않을 것임을 예상하고 있었다"면서도 "재래식 억제력 공백이 메워지지 않는다는 것은 문제다.
유럽 내 그 누구도 아직 (미사일)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WSJ도 트럼프 대통령의 유럽산 자동차에 대한 추가 관세 인상, 독일내 원거리 미사일 주둔 계획의 번복, 이란 전쟁으로 인한 경제적·군사적 여파가 유럽에 더 큰 충격을 줄 것이라고 했다.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2일 소셜미디어 엑스에 "대서양 공동체에 대한 최대 위협은 외부의 적이 아니라 우리 동맹의 지속적인 붕괴"라며 "우리 모두 이 재앙적인 추세를 되돌리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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