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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다카이치, 단계적 개헌 카드 "합구 해소·긴급사태 신설 시급"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03 15:21

수정 2026.05.03 15:21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출처=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자민당이 추진 중인 헌법 개정 사항 가운데 긴급사태조항 신설, 선거구 합구(合區) 해소를 중심으로 논의를 서두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카이치 총리는 79주년 일본 헌법기념일인 3일 자민당 총재 자격으로 산케이신문과 단독 진행한 인터뷰에서 야당과 국민 이해를 상대적으로 얻기 쉬운 2가지 개헌 주제를 먼저 논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자민당은 아베 신조 정권 시기인 2018년 자위대 헌법 명기, 긴급사태조항 신설, 합구 해소, 평생교육 등 교육 충실화를 4대 개헌 항목으로 정리해 추진해왔고 이 중 핵심은 자위대 헌법 명기로 꼽혀왔다.

■다카이치 "합구 해소·긴급사태 조항 신설 시급"
다카이치 총리는 "4대 개헌 항목의 중요성에는 우열이 없다. 모두 중요하다"면서도 "현실적으로 하나씩 논의를 진행한다면 합구 해소와 긴급사태 조항 신설, 이 두가지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일본은 참의원(상원) 선거구에서 인구수가 적은 현을 통합한 합구를 시행했지만 각 현의 특성이나 정치적 요구가 반영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높아지자 집권 자민당은 개헌을 통해 합구 해소 방안을 추진 중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합구 해소는 특히 현실적 문제로 굉장히 서두르려 한다. 참의원 선거가 바로 내후년"이라며 참의원 선거 전 개헌 발의와 국민투표 실시를 시행할 구상을 내비쳤다.

산케이는 내후년 참의원 선거 전에 개헌을 추진하려면 내년 통상국회(정기국회)에서 개헌안 발의와 국민투표 실시를 목표로 할 공산이 크다고 해설했다.

긴급사태조항 신설이 시급한 이유로는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대규모 재해나 테러 등에 대비해 국가가 신속한 대응할 필요성"을 꼽았다.

다만 긴급사태 발발로 중의원(하원) 임기를 연장하는 이 조항이 신설되면 현재 일본 헌법이 중의원 해산 시 기능을 대체하도록 규정한 참의원의 역할이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어 자민당 소속 참의원 사이에서도 신중론이 크다고 산케이는 지적했다.

■"헌법 9조 자위대 명기 중요" 여당 내에서도 의견 엇갈려
다카이치 총리는 헌법 9조와 관련해 자위대 명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헌법 9조에는 전쟁과 무력행사의 영구 포기, 육해공군 전력 보유와 교전권 부인 등의 내용이 담겼다. 군대를 갖지 않는다고 돼 있어서 자위대에 대한 언급이 없다.

그는 다만 "자민당과 일본유신회가 지난해 설치한 조문 기초협의회에서 논의하고 있으므로 자민당 총재로서 이를 지켜봐야 하며 결론에 대해 가벼운 언급을 하는 것은 삼가겠다"고 말했다.

자민당은 '육해공군 전력 보유와 교전권 부인'을 명시한 2항을 포함한 9조 전체를 유지하면서 자위대의 존재나 역할을 명시하는 '가헌(加憲) 방안'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자민당과 연립 여당을 이루고 있는 일본유신회는 2항을 삭제하고 국방군을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여당 내에서도 의견이 모이지 않은 상태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해 11월 양당이 설치한 조문 기초 협의회에서 진행되는 논의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카이치 내각서 개헌 실현 기대 높아..헌법 9조 개헌 반대 우세
한편 다카이치 내각에서 개헌 실현에 찬성하는 여론이 유권자 사이에서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요미우리신문이 지난 3월 9일부터 4월 15일까지 전국 유권자 3000명(유효 응답자 2030명)을 대상으로 헌법에 관한 전국 여론조사(우편 방식)를 실시해 이날 공개한 결과 다카이치 총리 재임 중 국회에서 헌법 개정 논의가 진전되길 '기대한다'고 답한 사람은 54%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총리인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 재임 당시(26%)와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 전 총리 재임 당시(29%)보다 높다.

다만 헌법 개정에 찬성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57%로 1년 전(60%)보다 3%포인트(p) 하락했다. 헌법 개정에 반대한다는 응답은 40%로 1년 전(36%)에 비해 4%p 상승했다.

전날 발표된 아사히신문 여론조사에서도 다카이치 내각에서 개헌 실현에 대한 기대가 높게 나타났지만 개헌을 서둘러야 한다는데는 신중한 입장이 나타났다. 아사히신문이 지난 3∼4월 전국의 유권자 3000명(유효 응답자는 1827명)을 상대로 우편 설문 조사한 결과 다카이치 정권 하의 개헌 실현에 '찬성한다'는 응답자가 47%로 '반대한다'(43%)보다 많았다.

개헌을 서두를 필요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33%)보다 '그렇지 않다'(62%)는 응답자가 많았다.

헌법 9조에 대해서는 '변경하지 않는 게 좋다'(63%)는 응답이 '변경하는 게 좋다'(30%)를 크게 웃돌았다.

요미우리 조사에서도 전쟁 포기를 규정한 헌법 9조 1항에 대해 '개정할 필요 없다'고 답한 비율이 80%로 '개정할 필요 있다(17%)'를 큰 폭 상회했다. 다만 전력 보유 금지 등을 규정한 헌법 9조 2항에 대해서는 '개정이 필요하다'가 47%, '필요 없다'가 48%로 팽팽히 맞섰다.


9조 2항을 유지하면서 헌법에 자위대의 근거 규정을 추가하는 자민당 안에 대해서는 '찬성'이 60%로 '반대' 35%를 웃돌았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