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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ETRI, AI가 돈사 환경 스스로 제어하는 제주형 양돈 스마트팜 구축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03 15:03

수정 2026.05.03 15:03

기후위기 대응 AX 테스트베드 준공
온습도·악취·탄소배출 실시간 관리
센서·CCTV·엣지 시스템으로 조기 감지
전국 양돈 농가 표준 운영모델 개발 착수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양덕순 제주대학교 총장, 김규형 ETRI 제주AX융합연구실장, 손영옥 제주대 동물생명공학전공 교수 등 관계자들이 4월 30일 제주대 동물생명공학전공 사육장에서 ‘기후위기 대응 제주형 양돈 AX 스마트팜’ 테스트베드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주대학교 제공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양덕순 제주대학교 총장, 김규형 ETRI 제주AX융합연구실장, 손영옥 제주대 동물생명공학전공 교수 등 관계자들이 4월 30일 제주대 동물생명공학전공 사육장에서 ‘기후위기 대응 제주형 양돈 AX 스마트팜’ 테스트베드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주대학교 제공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인공지능(AI)이 돈사 환경을 스스로 판단하고 제어하는 제주형 양돈 스마트팜이 제주에 구축됐다. 악취와 탄소 배출을 줄이면서 생산성을 높이는 미래형 축산 실증이 제주에서 첫발을 뗐다.

3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제주AX융합연구실에 따르면 제주대학교와 ETRI는 4월 30일 제주대학교 동물생명공학전공 사육장에서 '기후위기 대응 제주형 양돈 AX 스마트팜' 테스트베드 준공식을 열었다.

이번 테스트베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제주특별자치도의 공동 지원을 받아 추진되는 ETRI 제주권연구본부 시범사업이다. 제주대학교와 ㈜한기술이 공동 참여했다.



축산업은 가축의 소화와 분뇨 처리 과정에서 메탄과 아산화질소 등 온실가스가 발생한다. 양돈장은 악취 민원과 환경 부담까지 함께 안고 있어 탄소중립 기술 적용이 필요한 분야로 꼽힌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경험에 의존하던 사육 방식을 데이터와 AI 기반 운영 방식으로 바꾸는 데 있다. 돈사 내부 환경과 가축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AI가 환기와 온도, 사료 공급 등 운영 조건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구조다.

테스트베드는 제주시 아라일동 제주대학교 동물생명공학전공 사육장 부지 약 800㎡에 조성됐다. 돈사 안팎에는 온도와 습도, 이산화탄소, 암모니아 농도 등을 상시 측정하는 센서가 설치됐다.

CCTV 영상 기반 가축 이상행동 감지 시스템도 들어갔다. AI 기반 탄소 저감 운영 알고리즘, 탄소 배출량 통합관리 플랫폼도 함께 구축됐다. 연구진은 돈사 곳곳에서 나오는 센서 데이터와 영상 데이터를 분석해 가축 성장 상태와 에너지 사용량을 판단하도록 시스템을 설계했다.

현장에는 엣지 기반 환경 제어 시스템도 적용됐다. 엣지는 데이터를 중앙 서버로 보낸 뒤 처리하는 방식이 아니라 데이터가 발생한 현장에서 바로 분석하는 기술이다. 돈사 내부 온도 변화나 유해가스 농도 상승, 가축 이상행동 같은 상황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양덕순 제주대학교 총장, 김규형 ETRI 제주AX융합연구실장 등 관계자들이 4월 30일 제주대 동물생명공학전공 사육장에서 열린 ‘기후위기 대응 제주형 양돈 AX 스마트팜’ 테스트베드 준공식에서 현판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제주대학교 제공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양덕순 제주대학교 총장, 김규형 ETRI 제주AX융합연구실장 등 관계자들이 4월 30일 제주대 동물생명공학전공 사육장에서 열린 ‘기후위기 대응 제주형 양돈 AX 스마트팜’ 테스트베드 준공식에서 현판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제주대학교 제공


이번 테스트베드는 일반 스마트팜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형태다. 스마트팜은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농장 환경을 자동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제주형 양돈 AX 스마트팜은 여기에 AI를 결합해 돈사 운영 구조 자체를 데이터 기반으로 바꾸는 데 초점을 맞췄다. AX는 AI Transformation의 줄임말로 산업 현장에 AI를 적용해 일하는 방식과 운영 체계를 바꾸는 인공지능 전환을 뜻한다.

악취 저감을 위한 스크러버 설비도 도입됐다. 스크러버는 공기 중 암모니아 같은 유해가스와 악취 물질을 줄이는 장치다. 양돈장 악취는 주민 생활과 직결되는 민원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이번 실증에서는 악취 저감과 탄소 배출 감소 가능성을 함께 확인한다.

연구진은 이번 테스트베드를 통해 기존 대비 10% 이상 탄소 배출 저감을 목표로 실증을 진행한다. 사료 효율을 높이고 출하 시기를 줄이면 에너지 사용량과 탄소 배출도 함께 줄어드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판단이다.

CCTV 기반 영상 분석 연구도 병행된다. 가축 행동 패턴을 분석해 이상행동을 조기에 감지하고 누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감지 정확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질병이나 스트레스 징후를 빨리 찾아내면 생산성 향상과 동물복지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연구팀은 이번 테스트베드에서 확보한 데이터와 탄소 저감 모델을 바탕으로 전국 양돈 농가에 적용할 수 있는 '탄소중립 축사 표준 운영 모델'을 제시할 계획이다.

김규형 ETRI 제주AX융합연구실장은 "AI가 돈사 환경을 스스로 판단·제어하는 시스템으로 탄소 저감 효과를 검증하겠다"며 "데이터 기반 축산 운영을 농축산 탄소중립 표준 모델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손영옥 제주대학교 동물생명공학전공 교수는 "제주는 스마트 축산 기술을 검증하기 좋은 현장"이라며 "생산성 향상과 악취 저감을 함께 잡는 전국형 모델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