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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이 없다" 화이트·에르난데스 이어 문동주까지… 뼈대 무너진 한화 마운드 어떻게 버티나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03 15:23

수정 2026.05.03 15:23

15구 만에 벤치 호출한 파이어볼러… 154km 던진 직후 덮친 어깨 통증
화이트·에르난데스 이탈에 문동주까지… 형체도 없이 사라진 선발 로테이션
병원 검진은 4일, 신인 강건우 긴급 수혈… 대구에 드리운 독수리의 잔혹한 5월

한화 이글스 투수 문동주.뉴스1
한화 이글스 투수 문동주.뉴스1

[파이낸셜뉴스] 단 15개의 공, 그리고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들어 올린 왼팔.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를 찾은 한화 팬들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은 순간이었다. 한화 이글스의 토종 에이스 문동주가 마운드 위에서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자진 강판했다. 단순한 부상 악재를 넘어, 지난해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던 독수리 군단의 선발 로테이션이 그야말로 '쑥대밭'이 되어버린 대참사다.

악몽은 2일 삼성전 1회말에 찾아왔다. 문동주는 1사 2루 위기에서 베테랑 최형우를 상대로 154km/h에 달하는 혼신의 직구를 꽂아 넣어 중견수 뜬공을 유도했다.

하지만 아웃카운트와 맞바꾼 대가는 너무나 가혹했다. 투구 직후 어깨에 강한 불편함을 느낀 문동주는 벤치에 즉각 신호를 보냈고, 마운드에 뛰어 올라온 트레이닝 코치와 짧은 대화를 나눈 뒤 결국 권민규에게 공을 넘기고 씁쓸히 마운드를 내려왔다. 올 시즌 5경기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4.94를 기록하며 서서히 구위를 끌어올리던 찰나에 들이닥친 야속한 부상이다.

에르난데스.연합뉴스
에르난데스.연합뉴스

문제는 이 사태가 문동주 한 명의 이탈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재 한화의 선발진은 지금 비상상태다.

1선발 역할을 해줘야 할 외국인 투수 오웬 화이트는 일찌감치 3월 31일 왼쪽 햄스트링 파열로 전력에서 지워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또 다른 외인 윌켈 에르난데스마저 팔꿈치 염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자취를 감췄다.

외인 원투펀치가 모두 빠진 절망적인 상황에서, 토종 에이스 문동주의 어깨마저 고장을 일으켰다. 시즌 구상 당시 그려놓았던 탄탄한 선발 로테이션이 5월이 채 끝나기도 전에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 셈이다.

한화 벤치는 즉각 조치에 나섰다. 3일 경기를 앞두고 문동주를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하는 대신, 고졸 신인 투수 강건우를 긴급 콜업하며 빈자리를 채웠다. 팬들의 속을 가장 타들어 가게 하는 것은 정확한 부상 정도를 당장 알 수 없다는 사실이다. 하필이면 연휴가 겹치는 바람에 문동주의 정밀 MRI 검진은 4일에나 진행될 예정이다. 현재 문동주는 선수단과 대구 원정에 동행하며 무거운 마음으로 검진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선발 투수 야구는 페넌트레이스를 버티는 가장 강력한 뼈대다. 하지만 지금 한화의 뼈대는 도미노처럼 연쇄적으로 무너져 내리고 있다.


154km/h의 강력한 직구를 뿌리던 문동주의 어깨에 이상 신호가 켜지면서, 벼랑 끝에 몰린 한화 벤치의 한숨은 그 어느 때보다 짙어지고 있다. 위기를 넘어선 재난 수준의 선발진 붕괴, 과연 한화는 이 잔혹한 5월의 봄을 어떻게 버텨낼 것인가.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