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요미우리신문은 "고이즈미, 아베, 아소 전 총리가 자주 쓰던 말은 '일본인의 저력'이란 말인데, 다카이치 총리가 사용하는 '저력'이라는 표현에는 애국심, 민족주의의 의미가 깊게 스며 있다"는 기사를 게재하고 있다. 미국의 전통적인 시사주간지 더 뉴요커는 "(다카이치 총리에 대하여) 일본의 우경화를 주도하는 여성"이라는 대담기사를 실었다. 다카이치는 총리가 되기 이전에 국제적으로 예민한 장소인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해 왔고, 총리가 된 이후에는 본인이 총리직을 내려놓게 되면 개인적으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정치적으로도 본인은 선거 유세지원 도중 총탄을 맞고 숨진 아베 전 총리의 후계자이고 아베의 뜻을 이어 받아 정치를 해 나가겠다는 다짐도 하고 있다.
일본은 벌써 사정거리가 1000㎞가 넘는 장사정 미사일을 도쿄에서 멀지 않은 시즈오카현에 배치하고, 남부 규슈지역에도 배치하고 있다. 일본이 보유하고 있는 이지스함의 토마호크 미사일은 사정거리가 1600㎞가 넘는다. 표면적으로는 북한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는데, 실제는 군사대국 일본을 만들어내겠다는 것이 다카이치 총리의 목표다. 다카이치 총리의 행보에 대해 중국은 신군국주의를 향해 가고 있다고 격렬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는데 신군국주의가 아니다. 다만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한 일본이 80년 가까이 자숙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고, 맥아더 장군이 심어놓은 민주화를 어느 정도 이루었기에 제국주의적인 군국주의는 아니다. 그러나 군사대국 일본임은 분명하다.
이러다 보니 한국도 국가안보를 위해 국방비를 많이 써야 하는 군비경쟁의 소용돌이에 조금씩 발을 들여 놓는 형국이 되어 버렸다. 이제 한국은 동북아 국가들이 함께 평화를 논의하자는 동북아 평화포럼을 주창해야 하는 상황에 있다. 그래야 국방비도 줄이고 국가안보를 지켜 낼 수 있다고 본다. 동북아 평화포럼을 주창할 수 있는 것은 대한민국이 과거의 빈곤한 대한민국이 아니라 경제강국이 되었고, K컬처가 세계로 뻗어나가는 국제적인 지위를 얻었기에 가능하다.
미국과 러시아, 중국, 일본 등 동북아 강국들이 한자리에 모여 동북아의 평화를 만들자는 자리를 한국이 만들어야 한다. 일본은 과거에 지은 죄가 있어 주창할 수가 없고, 한국은 중국이나 러시아와도 그리 나쁜 관계가 아니다. 우선 국제사회에 대한민국의 비전을 선포해야 한다. 그래야 다카이치의 군사대국 일본의 방향을 통제할 수 있을 것이다.
김경민 한양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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