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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통장개설에 범죄 표적된 인뱅… 사기계좌 6년새 11배 [급증하는 피싱 사기]

이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03 18:54

수정 2026.05.03 20:15

금감원, 4대은행·인뱅 현황 분석
6년간 사기 이용계좌 250% 증가
계좌 숫자로는 국민은행이 최다
증가세로 보면 인뱅 3사 두드러져
피싱범죄 다양해지고 수법 고도화
사전 검증·모니터링 등 강화해야
쉬운 통장개설에 범죄 표적된 인뱅… 사기계좌 6년새 11배 [급증하는 피싱 사기]
은행권 사기이용계좌 수가 6년 새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4대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인뱅) 모두 증가세를 보인 가운데 비대면 계좌 개설이 쉬운 인뱅의 증가 속도가 두드러졌다.

3일 국회 정무위원회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과 인뱅 3사(카카오·케이·토스뱅크)의 사기이용계좌 수는 모두 6만8582개로 집계됐다. 2020년(1만9678개)과 비교하면 약 250% 증가한 수치다.

사기이용계좌는 피해자의 자금이 송금·이체된 계좌이거나 해당 계좌로부터 자금 이전에 이용된 계좌를 의미한다.

금융회사는 통신사기피해환급법에 따라 사기이용계좌로 의심할 정황이 있으면 계좌를 지급정지한 후 금융감독원에 통지해야 한다.

지난해 기준 국민은행의 사기이용계좌 수는 1만7054개로 가장 많았고 카카오뱅크 1만5758개, 케이뱅크 8957개, 하나은행 8954개, 신한은행 6506개, 우리은행 6371개, 토스뱅크 4982개 순이었다.

인뱅 3사의 증가세가 가팔랐다. 시중은행이 6년 새 1.5~3배 늘어나는 동안 카카오뱅크는 2705개에서 1만5758개로 5.8배, 토스뱅크는 423개에서 4982개로 11배 이상 각각 증가했다. 케이뱅크는 사기이용계좌 수를 집계하기 시작한 2021년 119개에서 지난해 8957개로 급증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국내 은행권에서 가장 높은 만큼 계좌 개설과 거래 건수가 많아 지급정지 계좌가 상대적으로 많을 수밖에 없다"며 "금융사기 모니터링 및 피해구제 인력을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늘려 의심거래를 조기에 발견하고, 지급정지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인뱅의 '쉬운 금융'이라는 이미지가 범죄조직의 표적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권 전반이 디지털전환(DX)을 통해 모바일 앱 기반의 편리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인뱅은 출범 초기부터 쉽고 빠르다는 이미지가 강하다"며 "이 같은 인식에 범죄조직의 표적이 되거나 금융사기 노출 가능성이 커진 측면도 있다"고 짚었다.

피싱범죄 수법이 고도화되고 있는 점도 은행권에는 부담이다. 기관 사칭, 가족·지인 사칭 등 범죄 유형이 다양해지면서 피해금이 여러 계좌를 거쳐 단시간에 이동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은행권은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 고도화, 신규 계좌 모니터링 강화, 장기 미사용 계좌 관리 등을 통해 대응하고 있지만 금융사기 노출 위험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인뱅은 모든 계좌 개설이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만큼 금융사기 예방을 위한 사전 검증과 사후 모니터링 체계가 더욱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신 의원은 "편리성과 혁신이 확대되는 만큼 인터넷은행의 비대면 계좌 개설 절차, FDS 등 이용자 보호를 위한 관리체계도 그에 걸맞게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chord@fnnews.com 이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