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이달 금통위서 '인상' 힌트 나올까···한은 부총재 "고민할 때 됐다"

김태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04 10:00

수정 2026.05.04 10:48

유상대 한은 부총재 ADB 연차총회 동행기자단 간담회
중동 사태로 물가엔 상방 압력, 성장엔 부정적 영향 덜해
금통위 때까지 이 같은 상황 지속 시 "점도표 분포 상향"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4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동행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은 제공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4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동행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은 제공
【파이낸셜뉴스 사마르칸트(우즈베키스탄)=김태일 기자】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기준금리 인하 국면이 사실상 종료됐고, 인상 가능성이 점차 짙어지고 있다는 인식을 나타냈다. 관건은 중동 사태다. 성장은 예상보다 덜한 하방 압력을, 물가는 그보다 큰 상방 압박을 받고 있는 만큼 금리 인상을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유 부총재는 3''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동행기자단 간담회에서 개인 견해를 전제로 "기준금리 인하는 멈추고 금리 인상 사이클로 넘어가는 것을 고민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물론 이는 중동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를 염두에 둔 조건부 판단이지만 이달 28일 금통위 전 전쟁 종식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된다.

일단은 반도체 경기 활성화로 공급망 훼손 등에도 성장 타격이 과도하지 않은 반면 물가는 상향 조정될 여지가 커지고 있다는 게 유 부총재 설명이다.

한은은 내년 경제성장률은 2.0%로 예측했고. 지난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2.2%로 나왔다. 이달 금통위 이후 나오는 경제전망에서 전자는 그보다 크게 밀리지 않는 반면 후자는 높아질 전망이다. 금리를 떨어뜨릴 명분이 양쪽 모두에서 찾아볼 수 없게 되는 셈이다.

이대로면 금리 인상 국면 진입이 유력해진다. 앞서 기준금리는 지난 2023년 1월 이후 13차례 연속 동결을 유지하다 2024년 10월 25bp(1bp=0.01%p) 인하된 한 후 하향 흐름을 탔다.

물론 지난해 5월부터 동결 기조가 시작됐으나 인하 여지는 살아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 고환율과 지속돼온 부동산 시장 등이 겹치며 그 가능성이 점차 축소되다 올해 2월말 중동 사태 발발로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이달 금통위에서 발표되는 점도표로 향후 통화정책방향을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2월 금통위 땐 총 21개 점 중에서 16개가 2.50%선 위에 놓였다. 점 4개는 2.25%, 나머지 1개는 2.75%에 찍혔다. 유 부총재는 "물가에 부정적 측면이 강했고 성장은 그만큼은 아니라는 게 현재까지의 상황"이라며 "이 조건이 금통위 때까지 확인된다면 2월 점도표보다는 분포가 전반적으로 오를 여지는 있다"고 짚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년 잠재성장률을 1.57%로 예측한 "개인적으로 믿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한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1.8%)와는 0.23%p 차이 난다. 유 부총재는 "한은이 잠재성장률을 추세적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이제 막 2% 밑으로 내려가는 정도"라며 "경제지표는 불연속적으로 떨어지지 않는다"고 짚었다.

유 부총재는 "반도체 사이클이 기존 예측보다 길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그 흐름이 꺾이기 전 경기를 부양할 다른 방안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 수준의 적정성 여부는 판단하지 않았다. 다만 유 부총재는 "경상수지 흑자,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물가 수준 등 기초체력(펀더멘털)을 고려하면 과거 대비 높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외화유동성이 나빠지거나 자본이 국외로 유출되는 정도는 아닌 걸로 안다"고 했다.

'원화의 국제화'를 두고는 규제 완화 정도보다는 실제 외국 시장 참여자의 사용량을 기준으로 제시했다.
가령 제도적으로 원화 사용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고 해도 외국인이 쓰지 않으면 원화 국제화로 부를 수 없단 뜻이다. 유 부총재는 신현송 한은 총재가 그리는 원화 국제화에 대해선 "국제금융시장에서 원화가 더욱 많이 쓰이고 쉽게 급등락하거나 자금 유출입에 흔들리지 않는 상태"라고 전했다.
현재 한은은 외환시장 24시간 개장, 역외 원화결제 시스템 구축 등을 준비하고 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