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최근 횡단보도를 건너던 초등학생이 낮게 설치된 불법 현수막 고정줄에 목이 걸려 실신하는 등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불법 현수막이 난립하면서 보행자 안전사고로까지 이어지자, 정부가 이달부터 한 달간 집중 단속에 나서기로 했다.
4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경기 포천시 소흘읍 한 교차로에서는 횡단보도를 건너던 초등학생 A군(11)이 보행자 눈높이로 낮게 설치된 불법 현수막 끈에 목이 걸려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장소는 평소에도 현수막이 많이 걸려 있어 민원이 잦았던 곳으로 전해졌다.
이른바 '현수막 공해'의 배경에는 지난 2023년 개정된 옥외광고물법이 있다. 정당 활동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취지로 도입된 법안이지만 이를 악용해 혐오·비방 문구를 담거나 보행자 안전을 고려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설치하는 사례가 잇따랐다.
현수막 관리 책임이 있는 지자체마저 단속 과정에서 빚어질 정치권과의 갈등을 우려해 적극적인 제재에 나서지 않으면서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선거철이 다가오면서 불법 현수막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행안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전국에서 규정 위반으로 정비된 정당 현수막은 2만9582개로, 지난해 4분기(2만8341개)보다 4.4% 늘었다.
유형별로는 정당명이나 연락처 등을 제대로 표기하지 않은 '표시 방법 위반' 건수가 지난해 4분기 2346건에서 올해 1분기 3246건으로 38.4% 증가했다.
어린이 보호구역이나 소방시설 주변 등 '설치 장소 위반'도 800건에서 1105건으로 38.1% 늘었으며, '규격 위반'은 17건에서 22건으로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행자 안전 위협이 도를 넘자, 행안부는 이달 4일부터 지방선거 전날인 6월 2일까지 전국 불법 현수막 집중 단속에 돌입에 나섰다. 앞서 행안부는 지난달 1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의 실무 협의를 거쳐 마련한 '선거광고물 관리지침'을 각 지방정부와 정당에 시달했다.
이번 지침에 따라 선관위 승인을 받지 않은 선거 후보자나 정당의 현수막은 모두 옥외광고물법상 허가·신고 규정을 엄격히 따라야 한다. 투표 참여 권유나 후원금 모금 등 정당 활동을 명목으로 내건 현수막도 예외 없이 단속 대상에 포함된다.
장소나 수량 기준을 위반한 현수막에 대해 지자체는 즉시 시정명령을 내리거나 강제 철거에 나설 수 있다. 후보자가 직접 관리하는 선거 사무소 현수막 역시 추락이나 파손 위험이 발견될 경우 지자체가 즉각 개입하게 된다.
행안부 관계자는 "단속이 느슨해지기 쉬운 주말과 공휴일에도 별도의 전담 대응팀을 가동해 단속 공백을 원천 차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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