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김병기 수사 지휘라인 또 교체…지방선거 이후 결론 가능성

최승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04 16:56

수정 2026.05.04 16:56

지난해 의혹 제기 후 8개월...수사 장기화
김병기 7차례 조사에도 송치 여부 미정
전문가 "정치권 눈치 의심 커질 수 있어"
관련의혹이 불거진 지난해 9월 김병기 당시 더불어민주당 원대대표가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관련의혹이 불거진 지난해 9월 김병기 당시 더불어민주당 원대대표가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김병기 무소속 의원 관련 의혹 수사를 지휘해 온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 실무 간부가 인사 발령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수사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9월 첫 의혹 제기 이후 8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사건 처분이 이뤄지지 않은 데다 수사 지휘부 교체까지 겹치면서 사건 처리가 지방선거 이후로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4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이날 총경 승진자 30명을 치안지도관으로 발령했다. 이들 가운데 김 의원 관련 의혹을 수사해온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계장도 포함됐다. 해당 계장은 지난해 9월부터 김 의원 수사를 맡아온 실무 지휘라인 중 한 명이다.



앞서 지난달 17일 경무관 인사에서도 수사 지휘부가 교체됐다. 김 의원 수사를 총괄하던 서울경찰청 수사부장이 바뀌었고, 공석이던 서울청 광역수사단장 자리에는 박찬우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경제범죄수사과장이 부임했다.

통상 지휘부가 교체되면 기존 수사기록과 법리 쟁점, 관련자 진술, 압수물 분석 결과 등을 새 지휘부에 보고하고 다시 검토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사건 처리에 추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김 의원 수사는 이미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상태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김 의원을 지난달 10일까지 7차례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지만, 아직 신병 처리나 송치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추가 소환 일정도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차남 숭실대 편입 및 빗썸 취업 청탁 의혹, 전 동작구의원 공천헌금 3000만원 수수 의혹, 배우자 법인카드 유용 및 수사 무마 의혹, 강선우 무소속 의원의 1억원 공천헌금 수수 묵인 의혹 등 총 13개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일부 혐의를 먼저 결론 내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수사가 덜 된 부분이 남아 있다며 분리 송치 여부도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는 쪽으로 기류가 바뀐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가 막판 난항을 겪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공천헌금 수수 의혹은 금품 제공을 주장한 전직 동작구의원 측 진술 일부가 대질조사 과정에서 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강선우 의원의 1억원 공천헌금 의혹을 김 의원이 묵인해 공천 업무를 방해했다는 혐의도 법리상 입증이 쉽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6·3 전국동시지방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점도 변수로 꼽힌다. 김 의원은 현재 무소속이지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3선 중진이다. 선거를 앞두고 구속영장 신청이나 송치·불송치 판단이 이뤄질 경우 정치적 해석을 피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경찰은 정치적 고려는 없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는 수사대로 할 뿐 외부 상황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일각에선 수사가 이미 장기화한 상황에서 지휘부 교체까지 겹치며 관련 수사가 지방선거 이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상균 백석대 경찰학과 교수는 "실무자나 지휘라인이 바뀌면 새로 결재하는 사람들이 수사 기록과 쟁점을 다시 숙지해야 해 물리적으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며 "정치권 인사에 대한 수사가 지지부진하게 보이면 경찰이 정치권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송치 등 정치적 파장이 큰 판단이 필요하다면 지방선거 이후 결론이 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425_sama@fnnews.com 최승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