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민생정책 부담에 수익성 비상등… 보험·카드업계 "어쩌나"

홍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04 18:08

수정 2026.05.04 18:07

중금리대출 확대 취지는 '공감'
카드사, 수신기능 없어 큰 부담
금리인하 병행 땐 수익 악화 우려
5부제 따른 車보험료 인하 요구에
보험사 손해율 정상화 지연 전망
민생정책 부담에 수익성 비상등… 보험·카드업계 "어쩌나"
금융당국이 민생 안정을 위해 금융권의 역할을 확대하면서 보험사와 카드사의 수익 구조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정책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비용 부담이 누적되는 구조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중금리대출 확대에 카드업계 긴장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최근 중금리대출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고 '사잇돌대출' 취급기관을 카드사와 캐피털사까지 확대했다. 중·저신용자에 대한 자금 공급을 늘리기 위한 조치로, 금리도 최대 5%p 이상 낮추기로 했다.

업계는 수익성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저신용자 대상 상품의 특성상 연체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데다 금리인하가 병행되면서 위험 대비 수익 구조가 약화될 수 있어서다. 특히 카드사는 수신 기반이 없어 시장성 조달에 의존하는 구조로, 일부 상품의 경우 수익 확보 여력이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중금리대출 확대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금리인하까지 병행될 경우 수익성 관리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조달 비용 구조를 감안하면 일부 상품은 손익 균형이 빠듯해질 것"이라고 짚었다.

앞서 금융당국이 중동 사태로 인한 고유가 부담 완화를 위해 주유비 할인 확대 등을 요구하면서 카드업계 전반의 수익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일부 상품이 구조적으로 수익을 내기 어려운 수준으로 조정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자동차보험 적자 확대 우려

보험업계 역시 상황은 녹록지 않다. '차량 5부제 할인 특약' 도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보험 가입자가 2·5부제에 참여할 경우 보험료를 연간 2% 할인하는 방식으로, 적용 대상은 17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같은 할인 정책은 보험사의 수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해당 특약으로 연간 약 2400억원의 보험료 수입이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이미 손익분기점 수준을 웃도는 상황에서 추가 할인 요인이 더해질 경우 수익성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

실제 손해보험사들의 실적은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주요 대형 손보사들의 보험손익은 실손의료보험 부진과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 영향으로 감소했고, 지난해 합산 보험손익은 전년 대비 30% 이상 줄었다. 올해 1분·4기에도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85%대를 넘었다.

이런 흐름이 지속될 경우 연간 자동차보험 적자가 1조원 안팎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약 7000억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했고, 올해도 적자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손실 확대시 향후 보험료 인상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제도 보완 필요" 목소리

금융권에서는 구조적 손실 요인을 완화할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자동차보험의 경우 과잉진료를 줄이기 위한 이른바 '8주 룰' 도입이 지연되면서 손해율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8주 룰'은 경상 환자가 일정 기간 치료를 받을 경우 추가 심사를 거치도록 하는 제도로, 도입시 보험료 부담 완화 효과가 기대된다. 다만 의료계와 소비자단체의 반발로 시행이 지연되면서 제도 개선 속도는 더딘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민생 안정이라는 정책 목표에는 공감하지만 금융사가 다양한 정책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구조가 지속되면 부담이 누적될 수밖에 없다"며 "정책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손해율 관리와 제도 개선이 함께 병행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