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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벌었나에서 '누가 가져가나'로… '파업 악몽' 재연될라 [재계 위협하는 하투(2)]

김준혁 기자,

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04 19:06

수정 2026.05.04 19:06

임금서 성과급 배분으로 파업 변화
근로손실일수 등 사회적 비용 급증
노봉법 시행으로 비용부담 더 커져
기업 10곳 중 7곳 "노사관계 불안"
얼마 벌었나에서 '누가 가져가나'로… '파업 악몽' 재연될라 [재계 위협하는 하투(2)]
최근 노사 교섭이 임금·고용을 넘어 기업 성과를 둘러싼 '분배 갈등'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흐름이 단순한 협상 수준을 넘어 기업 비용 부담과 파업 리스크를 키우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점이다. 성과급 확대, 원·하청 이익 공유, 경영참여 요구까지 더해지면서 노사협상은 기업의 이익구조 자체를 겨냥하는 단계로 진입했다.

전문가들은 "정당한 성과 공유를 넘어선 과도한 분배요구가 이어질 경우 기업의 투자와 고용 여력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분배 갈등으로 파업 패러다임 전환

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임단협의 핵심 쟁점은 임금 인상을 넘어 '기업 성과를 누구와 어떻게 나눌 것인가'로 이동했다.



최근 대기업 노조를 중심으로 떠오른 성과급 배분 문제가 대표적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회원사 151곳 중 33.8%는 '경영성과금 인상 및 임금성 인정'을 올해 임단협 주요 쟁점(임금·복리후생 제외)으로 꼽았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 노조가 창사 이후 첫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성과급 배분 문제가 전면에 떠올랐다. 노조는 초과이익 공유를 요구하고 있지만, 기업과 주주 측에서는 투자 여력과 재무 부담을 고려하지 않은 요구라는 반발도 적지 않다.

삼성전자 초기업노조에서도 반도체 사업을 맡은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조합원의 이해관계만 우선시한다는 이유로 노조 탈퇴가 잇따르고 있다.

윤동열 건국대 교수는 "생산성 증가 대비 임금체감이 둔화하면 기존 파이를 재분배하는 요구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얼마나 벌었는가보다는 누가 얼마나 가져가느냐가 핵심 쟁점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윤 교수는 이어 "기업이 창출한 성과와 이익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에 대한 갈등과 요구가 점점 더 커질 것"이라며 "초과이익배분(PS)뿐 아니라 배당과 임금구조 문제가 제기될 것이고, 원청의 이익을 하청이 공유하는 문제까지 확장될 것"이라고 봤다.

■사회적비용 급증 우려

이 같은 갈등으로 근로손실일수 등 사회적 비용이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근로손실일수는 파업으로 인해 일하지 못한 일수를 나타내는 노사분규 지표다. 파업 참가자 수와 파업시간을 곱한 후 1일 근로시간(8시간)으로 나눠 산출하기 때문에 대규모 사업장일수록, 파업이 장기간 전개될수록 손실일수가 커지는 특징을 갖고 있다.

외환위기 구조조정 후폭풍을 겪은 2000년(189만4000일)과 노정 갈등 악화로 정책 반발이 심했던 2016년(203만5000일) 모두 민간·공공을 가리지 않고 대형 사업장 중심의 대규모 파업이 전개되면서 근로손실일수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삼성전자와 같은 대기업 노조의 파업이 현실화한다면 근로손실일수는 크게 불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미 지난 1일부터 파업에 돌입한 상태다. 여기에 더해 올 하반기 원·하청 교섭으로 인한 노사분규 우려도 적지 않다.

노란봉투법 시행도 갈등을 키우는 변수다. 원청이 하청 노조와도 교섭해야 하는 구조가 열리면서 기업이 감당해야 할 협상 범위와 비용이 크게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원청의 이익을 하청과 공유해야 한다는 요구가 확산될 경우 산업 전반의 비용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윤동열 교수는 "한 기업의 내부 문제가 아니라 산업 전반, 노동시장 전체 구조 문제로 확장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교섭 난도가 상승했고, 이해관계가 복잡해지는 등 협상 타결까지의 시간이 장기화되면 근로손실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적 요인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임단협 시기를 앞둔 경영계의 속내는 복잡하다.


경총에 따르면 기업 10곳 중 7곳은 올해 노사관계가 지난해보다 더 불안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복수노조 설립이 허용된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지만 연세대 교수는 "과도한 교섭비용과 인건비 부담이 겹칠 경우 일자리와 열심히 일할 동기부여가 감소하고, 소득 및 경제 양극화는 확대돼 기업·국가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김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