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어린이날 선물, 장난감보다 삼전닉스 주식"

박성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04 19:15

수정 2026.05.04 19:14

자녀 명의로 주식계좌 개설 늘어
20세 미만 주식 보유자 77만명
세법상 증여…장기 보유가 유리
"잠깐 놀다 마는 장난감보다는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남는 주식이 낫죠."

장난감과 게임기가 주도하던 어린이날 선물 목록에 '주식'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자녀 명의 계좌를 개설해 국내 대형주나 지수 추종 상장지수펀드(ETF)를 담으며 조기 투자 경험과 장기 자산 형성의 토대를 마련해주려는 부모가 늘어난 영향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주식 선물 과정에서 증여재산공제 한도와 계좌 운용방식을 꼼꼼히 따지지 않으면 자칫 '세금 폭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조언한다.

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20세 미만 주식 소유자는 76만9624명으로, 2019년(9만8612명) 대비 8배가량 폭증했다. 신한투자증권의 올해 1·4분기 데이터 분석 결과에서도 미성년 계좌 개설 수는 전년 동기 대비 272% 늘었다.

이들은 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S&P500·코스피200 ETF 등을 거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부모들의 인식 변화도 뚜렷하다. 서울 성북구 주민 이모씨(45)는 지난주 초등학교 5학년 아들 명의 계좌를 개설하고 국내외 ETF 100만원어치를 매수했다. 이씨는 "아이가 아직 주식을 정확히 알 나이는 아니지만, 어린이날을 계기로 계좌를 함께 보며 돈이 어떻게 불어나는지 설명해주고 싶었다. 크지 않은 금액이라도 본인 이름으로 된 주식이 있다는 것을 알면 경제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러한 주식 선물이 세법상 '증여'에 해당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현행법상 미성년 자녀의 증여재산공제 한도는 10년간 2000만원이다. 특히 부모가 보유한 주식을 직접 넘길 때는 증여일 전후 2개월씩 총 4개월간의 종가 평균액으로 가치가 산정된다는 점을 계산에 넣어야 한다.

이정민 법무법인 안팍 변호사는 "(상장주식) 증여 직후 주가가 급등하면 공제한도를 초과할 위험이 있다"며 "증여일로부터 2개월이 지나 평균가가 확정된 뒤 신고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부모가 자녀 계좌에서 단기매매를 반복해 수익을 키우면 추가 증여세 리스크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우량주를 증여하거나 현금 증여 후 매수해 장기 보유하는 전략을 권장한다"고 강조했다.

현행 공제한도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023년 첫아이를 출산한 박모씨(33)는 "10년 2000만원 한도는 월 17만원도 안되는 수준이라 실망했다"며 공제범위 확대를 주장했다.

현재 국회에는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의 '주니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도입 법안이 발의된 상태다.
주니어 ISA 가입 시 만 19세가 되는 날까지 연 360만원 한도 납입금에 대해 증여세를 부과하지 않고, 이자와 배당소득도 비과세하는 내용이 골자다.

psh@fnnews.com 박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