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삼성 TV 대수술… DX 노조는 파업 대열 이탈 [기업들 파업에 비상]

임수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04 19:19

수정 2026.05.04 19:18

이원진 VD사업부장 선임 ‘원포인트 인사’
서비스·마케팅 전문가 ‘구원투수’로 전면에
단순 리더십 교체 넘어 사업구조 개편 해석
2300명 동행노조원 전격 이탈… DX가 70%
삼성 TV 대수술… DX 노조는 파업 대열 이탈 [기업들 파업에 비상]
이원진 삼성전자 신임 VD사업부장 삼성전자 제공
이원진 삼성전자 신임 VD사업부장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TV 사업 수장을 전격 교체하며 실적 부진에 빠진 디바이스경험(DX)부문에 대해 대수술에 나섰다. 현재 TV사업은 중국 업체들의 추격과 세계 TV시장 수요 부진이 겹치면서 구조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문제는 TV뿐만 아니라 가전, 휴대폰 등 모두 비상상황이라는 점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DX부문이 창사 이래 최초로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내부 직원 간 노노갈등도 심화되는 양상이다.

삼성전자의 다른 반쪽인 반도체(DS·디지털 솔루션)부문 노조가 총파업 압박을 지렛대로 삼아 사측을 상대로 1인당 약 6억원의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어 이와 무관한 비반도체부문 직원들의 사기 하락은 물론이고,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4일 이원진 글로벌마케팅실장(사장)을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으로, 용석우 VD사업부장을 DX부문장 보좌역으로 위촉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동시에 글로벌마케팅 조직을 DX부문으로 이관하는 등 조직 슬림화도 병행하기로 했다. TV사업 반등을 위한 일종의 '긴급 처방'이다. 월드컵 등 굵직한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서비스·마케팅 역량이 검증된 이 사장을 '구원투수'로 전면 배치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인사는 단순 수장 교체를 넘어 DX부문 전반의 구조개편 신호로 해석된다. 지난해 10월부터 진행된 TV사업부에 대한 경영진단 결과 현 리더십 체제로는 수익성 개선이 어렵다는 판단이 내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4·4분기 가전·TV(DA·VD)사업부는 합산 6000억원대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1·4분기에는 2000억원 흑자로 간신히 적자를 면했지만, 이대로 가다가는 사상 처음 연간 적자를 낼 수 있다는 게 내부의 판단이다.

시장 환경은 녹록지 않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출하량 기준 TV 시장 점유율 15%로 1위를 유지했지만 TCL(13%), 하이센스(12%) 등 중국 업체들이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여기에 TCL이 일본 소니와 TV 합작법인을 출범하며 1위 삼성을 향한 추격의 고삐를 조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구글 출신 서비스·마케팅 전문가인 이 사업부장을 전면에 배치, 단순히 TV만 파는 것이 아닌 '플랫폼'사업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사업부장은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인 '삼성 TV 플러스'로 플랫폼 기반 수익모델을 제시한 바 있다.

DX부문의 비상경영이 심화되는 가운데 DS부문에서는 억대의 고액 성과급 투쟁을 지속하고 있어 비반도체 소속 직원과 반도체 직원 간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이날 DX부문 조합원이 다수인 삼성전자 동행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을 위해 삼성전자 주요 3개 노조가 결성한 공동투쟁본부에서 전격 이탈을 선언했다. 동행노조원은 2300여명으로 이 중 약 70%가 휴대폰, 가전, TV 등을 담당하는 DX부문 소속이다.
공동투쟁본부가 과반 노조인 초기업노조를 중심으로 반도체부문 조합원들의 고액 성과급 투쟁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비반도체 소속 노조원들의 불만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파업 투쟁을 주도하고 있는 초기업노조 내부에서도 비반도체부문 조합원의 탈퇴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DX부문이 적자 방어를 위해 조직개편까지 단행하는 상황에서 반도체 중심의 노조가 강경 기조를 이어가는 것은 회사 전체에 부담이 될 것"이라며 "'한지붕 두 가족'이나 다름없는 현재의 상황에서는 결속은커녕 상대적 박탈감, 내부갈등 등으로 경쟁력 회복을 저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